2022. 11. 08.
야자수가 즐비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들을 지나 도착한 중문색달해변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에서 가장 청정하다는기다란 해수욕장은 긴 모래해변이라해서 붙여졌다는 진모살이란 옛스런 이름도 제법 잘 어울립니다.
올레길 8코스가 지나는 길이여서 두어번 걸었었던,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지루했던 그 해변 위에서, 천제연폭포와 대포주상절리를 지나 강정포구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 저녁 해를 무심히 바라봅니다. 흙색, 회색, 적색, 백색의 4가지 각기 다른 색의 모래가 한데 섞여 해가 비추는 방향에 따라 해변의 모래 색깔이 달리 보인다해서 지어졌다는 색달해변이라는 예쁜 이름이 새삼 정겹다 생각하면서......
해넘이 시간은 2~3분에 불과하기에, 석양에 물들기 시작한 하늘과 바다가 환상적인 색감으로 보는 이의 얼굴과 마음 까지도 붉게 만듭니다.
자연의 신비앞에 무장해제된 채로, 처음 보는 장면이 아니면서도 생전 처음보는 듯이 새롭게 다가오는 감동은 언제 까지나 지속될것 같은 느낌은 무엇일까요?
또 해가 지는구나하고 아무런 감흥없이 지켜볼수도 있겠지만, 어제 지던 해와 오늘 지는 해는 지구의 자전축이 조금씩 변하고 있기에 분명히 차이가 있으니,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 맞지않나 하는 억측아닌 억측을 해보면서, 초연히 떨어지는 낙조 앞에서, 내일도 생전 처음 맞는 멋진 날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가끔 실시간으로 CCTV를 통해 보아왔지만, 2% 부족했던 갈증을 오늘 현장에서 맘껏 풀어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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