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팔색길의 지게길(2색)과 모수길(1색)
지난주 화요일, 미세먼지 때문에 연기했었던 수원팔색길의 제2색인 지게길 트레킹.
너무나도 화창하고 깨끗한 대기.
비록 기온은 영하 7도를 오르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이렇게 깨끗한 공기를 언제 또 만나나 싶기도 하고, 내 허파에 맑은 공기를 가득 채워 놓고픈 의지로, 서둘러서 따끈한 오미자즙을 보온병에 담고, 잘 후숙된 대봉시를 용기에 담아 배낭에 넣고, 성복고를 지나 버들치고개를 넘어, 광교역을 찍고, 경기대 후문을 통과해서 경기대 정문까지 1시간 반을 정신없이 걷고 또 걸어서, 지게길이 연결되는 광교저수지 둘레길 입구에 11시 25분쯤 도착했다.
자동차로만 지났던 길이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주변길을 수도 없이 지나치면서도 광교역이 여기에 있는지는 오늘 처음으로 알게되었다.
경기대 후문에서 약간 오르막을 오르니, 낯설지 않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첫 강의를 시작했던 종합강의동, 딱 2년전 마지막 강의를 했었던 예지관........, 그 옆의 중앙도서관을 지나 경기대 정문을 빠져나오자 마자 오른쪽으로 돌아서, 광교저수지의 명물인 반딧불이화장실이 나타났다.
그리고, 길 건너의 넓은 광교저수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오리가족이 한가로이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차갑게만 보이는 저수지와 수변 산책로의 말라가는 나뭇잎이 제법 따스한 정취를 연출하고 있었다.
한낮의 햇살이 따스한 복사열을 만들어 주려는듯, 저수지 한복판을 눈부시게 비추워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지게길과 모수길은 저수지 수변 산책로가 끝나는 쉼터를 출발하여 출렁다리를 건너, 직진하면 지게길, 경사가 매우 가파른 왼쪽 산길로 오르면 모수길이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지게길은, 시작 되자 마자 2020년 6월 까지 도로공사 때문에, 모수길을 따라 파장동에서 시작되는 광교산등산로 입구까지 우회했다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었다.
지게길 만나기 십분전 쯤, 산중턱에는 거북이가 목을 길게 빼고 걷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거북바위가 있었다.
모수길과 지게길이 교차하는 광교산등산로 입구에서 지게길로 갈아탔고, 모수길은 3km 전방의 헬기장으로 이어졌다.
지게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니, 한철약수터를 안내하는 듬직한 바위가 웅장하게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지게길의 명물인 항아리 화장실 주변에는, 항아리로 시작하는 음식점들이 여럿 보였다.
북수원시장으로 개명된 파장시장으로 들어가서.
북수원시장으로 나오니,
지게길 종점을 알리는 파장시장 안내판이 가두판매시설 뒤쪽에 숨겨져 있었다.
’파장시장’이란 명칭은 장이 끝났다는 의미인 ’파장’이 시장의 명칭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인식되어 ’북수원시장’으로 개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지게길을 온전하게 다녀오지 못했고, 시장구경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2년여 동안 동거동락했던 셀카봉과의 이별여행은 나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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