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 가을은 쓸쓸했지만, 운치가 있고 낭만이 있었다?
아침 일곱시에 안동의 새로운 관문인 경북도청과 종합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서안동을 거쳐, 옥동 신시가지를 지나, 봄에는 화사한 벚꽃이 아름답고, 한여름에는 정열적인 목백일홍이 유혹하는 낙동강변길을 따라 다리 서너개를 지나자니,
구 시가지에서 임하댐과 영덕으로 가는 용상과 연결된 고가차도 아래에 안동댐 하류의 하해와 같은 호수가 나타났다.
그리고, 안동댐 하류의 안동호수의 중심에는 월영교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있었다.
지난 여름밤에 보았던 월영교의 야경은 낮에 보는 월영교와는 사뭇 다른 매력이 있었다.
월영교를 건너자니, "원이엄마 테마길"이 가슴 뭉클한 사연을 안고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으로 부터 430년 전에 서른한살에 요절한 남편을 못잊어 하는 한 여인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사백여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어, 그 여인의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는 일환으로, 동병상련의 상사병으로 아파하는 후세들이 병을 하나씩 매달게 된것이 아닌가 짐작했다.
남산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과는 달리,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상사병에 힘들어 하는 영혼들의 위로의 장이 될성 싶은 그런 장소가 아닌가 싶다.ㅎㅎ
뒤 늦게나마 원이엄마의 사연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원이 엄마의 애뜻한 마음이 하늘에 전해진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른 한살이라는 젊디 젊은 나이에 사랑하는 아내와 유복자를 두고 세상을 등져야 했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지만, 같은 남자로서 세대를 뛰어 넘어 죽어서도 아내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았던 원이 아빠를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기회가 된다면, 아내와 함께 월영교를 넘어 원이엄마 테마길을 걸으면서 그들의 사랑에 대하여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물병들과 자물쇠가 남산의 사랑의 자물쇠 같이 벽에 줄줄이 걸려있었다. ’상사병 이외는 자물쇠는 다실 수 없습니다"라는 이색적인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참 이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무는 가을과 원이엄마 테마길의 상사병 퍼포먼스가 조화로운 월영교 건너편 풍경이 안동스러움을 더해 주었다.
월령교를 지나 안동민속박물관을 오른쪽으로 놓고, 시원하게 뚫린 안동댐 정상으로 이어지는 왕복 4차선 도로를 오르면, 안동댐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 오른쪽에는 안동문화관광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은 모습의 월령교와 안동댐 정상의 오른쪽 안동호에 자리하고 있는 영화 세트장.
이제는 찾는 발길도 거의 없고, 얼마전 부터 부안과 문경에 양보한 사극 세트장 이지만, 아직도 예전의 태조 왕건등을 촬영하던 멋진 모습 그대로 였다.
이제는 어쩔수 없이 낙엽이 되어 뒹굴다 한데 엉켜있는 단풍잎과 은행잎과 이름 모를 낙옆들이 안동의 가을을 조용히 갈무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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