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영남길 제2길 낙생역길(판교 개나리교→불곡산 출구)?
영남길이 경기에?
누구나가 한번씩 고개를 갸우뚱 한다.
한양서 영남지방을 가는 길을 통칭 영남길이라 하고, 경기지역을 지나는 여정을 경기도 영남길이라 부르는게 아닌가 싶다.
경기도 영남길은 총 10개의 길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제01길 달래네 고개길
제02길 낙생역길
제03길 구성현길
제04길 석성산길
제05길 수여선옛길
제06길 은이성지/마애불길
제07길 구봉산길
제08길 죽주산성길
제09길 죽산성지순례길
제10길 이천옛길
10개의 길 중에서, 오늘은 제2길 낙생역길로 경기도 영남길을 시작했다.
영남길 이정표는 일정한 간격으로 아기자기하게 길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독창적인 방향표시와 입맛을 당기게 하는 초콜릿 색의 정방향과 밝은 코발트색의 역방향 표시가 남은 거리를 친절하게 함께 안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곡산을 깃점으로 수많은 길들이 중첩되어, 다소 이정표가 어지러이 안내되고 있어, 자칫 엉뚱한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도를 내려 받아서, 트렉이탈 경보 서비스를 이용하기를 적극 권장한다. 오늘도 대여섯 차례 애매한 이정표를 따라 가다가 돌아온 경험을 했다. 번번이 산길샘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에서 출발하여 판교 테크노벨리로 연결된 개나리교를 건너자 마자 오른쪽 운중천으로 내려가서 억새풀을 따라가다보니, 탄천이 시원하게 나타난다. 다소 쌀쌀한 날씨 였지만, 중무장한 탓에 멈껏 걷기가 좋은 날씨였다.
넋 놓고 탄천을 여유있게 걷다보니, 혹시 몰라 설정한 산길샘 트렉 이탈 경고음이 울렸다. 마지막 영남길 이정표로 후진해서 분당구청 앞에 잘 정돈된 잔디광장을 왼쪽으로 끼고 중앙공원으로 향했다. 평일 이라서 그런지 분당구청 앞 잔디 광장은 을씨년 스럽게 개미 한마리 볼 수가 없었다. 괜히 잔디를 홀로 걸어 보았다. 아마도, 주말에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제 역할을 다 하리라 생각해 봤다.
중앙공원의 초입에서 부터 펼쳐진 꽃무릇 집단 서식지는, 개화기인 내년 9~10월에, 꼭 다시 와야 겠다는 마음 속 다짐을 하고 또 하게 했다.
상상만 해도, 꽃무릇 화원의 매혹적인 화려한 자태는, 남산둘레길과 제주올레 14-1코스 초입에서 보았던 수십 포기 꽃무릇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거란 확신이 섰다.
같은 수선화과인 상사화 보다도 더 붉고 화려한 꽃무릇은 수선화과 중에서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꽃무릇 집단서식지를 빠져 나오니, 고려말의 삼은 중의 한분 이신 목은 이색(한산李씨) 선생님의 후손들의 유서깊은 신도비, 유사비, 정려비등을 모신 사당과 한산이씨 문화유적지, 그리고 수내동 가옥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 중앙 공원에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즐비해서 자주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속의 호수같은 중앙공원의 연못은 갑작스런 한파에 살얼음이 얼어 있었고, 연못을 둘러싼 숲과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양지바른 연못 뒤켠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야생 청둥오리가 이 연못의 주인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중앙공원과 연결된 불곡산 입구에는 성남누비길이 시작됨을 알리는 표지판이 친절하게 세워져 있었다.
불곡산을 조금 오르다 따뜻한 양지를 찾아 준비해온 간식과 점심대용 김밥, 떡, 과일과 따뜻한 차로 점심을 대신했다.
야트막한 불곡산 정상에 도착하니, 도서를 갖춘 팔각정 정자 도서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운 여름날 이곳에 누워 독서삼매경에 빠져도 좋을성 싶었다.
불곡산 정상을 조금 내려오니, 산불감시 하시는 어르신이 완장을 차고 다가와서, 산물감시타워를 개방했으니, 후회말고 감시탑에 올라 경치를 둘러보고 가라 하신다. 그리고, 커피도 한잔 청해서 산 꼭대기서 귀한 믹스커피 대접도 받고, 어르신과 인증샷도 한컷.
산불 감시탑에서 바라본 사방의 경치는 비록 연무가 잔뜩 끼어 시계가 맑지는 못했지만, 가까이는 탄천과 멀리는 제2롯데월드 까지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다. 광교산과 관악산 까지는 비교적 가깝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뒷모습에 특히 자신이 넘치는 동행한 신사분의 뒷 자태를 몇 컷 찍다보니, 어느새 불곡산 출구에 다달았다.
인증샷을 마지막으로 경기영남길 제2길 낙생역길을 마무리했다.
비록,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조금 많이 신경 쓰였지만, 오늘의 트레킹은 백점 만점에 백점이었다.
동백호수공원 까지의 경기도 영남길 제3-1길은 여기서 출발이다.
낙생길을 마치고, 죽전교 아래의 탄천으로 내려왔다. 탄천(炭川)의 유래는, 성남 인근이 옛날 숯을 굽던 지역이어서 수내, 머내, 광주의 탄벌이 모두 숯과 관련된 지명이라 한다. 지금은 숯을 굽던 사람들 대신에 숯으로 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탄천 주변에 몰려산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또, 이곳 탄천에 숨어 있었다.
죽전역에서 동행했던 신사분과 헤어져, 탄천이 끝나는 곳에서 부터 정평천변을 5km 정도 걸어 집에 도착해, 따끈한 탕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비스듬히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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