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잊지못(말아야)할 추자도 굴비축제를 마치다

Chipmunk1 2017. 10. 4. 22:08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들 마시고 적당히 사고도 치고, 이럴줄 알았으면 안왔을텐데 하는 후회막급한 소리들이 귓전을 때리던 1박2일 추자도 굴비축제도 막을 내렸다.


  새벽에 잠이 들어 새벽에 눈을 떠 다섯시 전에 등대산공원에 올라 일출을 기다렸으나, 아쉽게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희뿌옇게 점점 짙어지는 해무는 조금씩 붉어지는것 같았던 수평선을 점점 어둡게 했다.

7시 식사후, 어제 중단했던 추자대교 까지 이동해서 나머지 올레코스를 정말 즐겁게 만끽했다.

올레길을 사랑해서 진정으로 올레길을 즐길줄 아는 선한 올레꾼들이 모두 거기에 있었다.

많은 아쉬움 속에서 추자도굴비축제가 아닌, 올레꾼만의 축제가 추자도 올레길 위에서 있었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할 몇가지를 다시 정리해 보고, 개선방안은 없는지 살펴보았다.

1. 식당의 서비스도 문제지만,
선한 참가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현지의 진행자가 멋대로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방관한 집행부의 무관심과 온정주의에 사로잡혀 공과 사를 분간 못하고 반복해서 똑 같은 아니, 근본적인 해결책도 없이 성난 참가자들과 같이 흥분 하는 척 사태를 더 나쁘게 악화시킨 집행부의 무책임한 소신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2. 자기발등을 스스로 찍은건 아닌지,
작년에도 같은 문제로 참가자들이 공분을 했지만, 선한 참가자들의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식의 어리석은 온정주의와 확 끓어 넘쳤다 금방 식어버리는 무관심한 군중심리가 그들이 참가자들을 쉽게 보게한 원인제공을 한 면은 없는지, 참가자들이 자기 발등 찍기를 한 면도 분명있다고 생각한다.

3.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었는데,
축제라기 보다는 작은 동네 잔치 정도로,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것 없는, 딱 그 수준의 잔치에 올레길을 사랑하는 선한 올레꾼들을 철저히 이용한 불순한 세력과 무능한 지도부의 합작 몰염치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였다.

4. 꿩대신 닭, 굴비 대신 삼치와 방어와 소라가 기쁨조를 했는데,
추자도에서는 더 이상 조기가 잡히지 않아,다른곳에서 잡은 조기를 추자도에 들여와 손질해서 염장만 한다해서 추자도조기축제라 않고 굴비축제라 명명했나보다.

굴비축제장에서 방어잡이와 소라잡이 참여를 강요하여, 축제장을 찾은 고객들의 마음은 뒷전이고, 오르지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된 엉터리 쭉쟁이 굴비축제는 의미가 퇴색되었고, 그나마도 현금으로만 판매하는 축제장 내 유일한 굴비판매 부스는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올레꾼들이 빠져나간 축제장에는 2천여 추자도 주민들만이 모인, 추자면민들을 위한 추자면민들에 의한 추자면민들 만의 추자면민의 날 행사였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올레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려면,
민박과 식사를 연계한 경쟁력 있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추자도내 수용가능한 쾌적한 숙박시설과 음식점(혹은 숙식이 가능한 깔끔한 민박집, 추자에는 그런 민박집이 다수 있음을 확인했다)을 섭외하고 공개해서 올레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면,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은 향상될 것이고 나는 내년에 거기에 있을것 같다.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머릿속의 더러운 탐욕대신 참신한 아이디어와 마음속에 팽배한 이기심 대신 세심하게 참가자들의 눈 높이에 맞춘 배려와 여유가 있다면, 비록 추자도 에서 조업된 조기가 아닐지라도 친절과 배려가 넘치는 다시 찾고 싶은 신명나는 추자도굴비축제가 한판 벌어지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