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을 설치며 여섯시에 여객터미널 앞의 24시 해장국집에서 맛있게 8,000원 하는 해장국을 먹었다. 물론 공기밥은 무한리필.
18코스를 가는 올레꾼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식당과는 개인적•공적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ㅋㅋ
9시 조금 넘어 상추자항에 도착해서 민박집 찾아 삼만리(?) 올레꾼들의 대 이동이 시작되었다.
오전 11시 부터 시차를 두고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전 막간을 이용해서 축제장 탐방을 했다.
수협에서 하는 참조기 시식, 삼치 시식 등등 역시 먹거리 축제장에 온 느낌이 확 들었다.
점심식사 후,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나바론 절벽이 있는 후포에 갔다. 아직 구름이 많아 풍광이 제 빛을 발휘 못했다. 지난 5월에 추자 올레길을 걸었고, 어제 무리한 탓에 올레길 팀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구름이 걷히기를 세시간 정도 후포에서 기다렸다.
나름 맘에 드는 영상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방어잡이 축제장에 들러 신나는 방어잡이를 구경했다. 그리고, 후포바다에서의 소라잡이 축제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하고 일몰을 보는 것으로 첫날의 공식일정이 끝났다.
그리고,
축제에 참여한 입장에서, 앞으로의 축제에 도움이 되는 느낌을 솔직하고 담백하고 때론 주관적으로, 그러나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발생한 순서대로 몇자 적어 보고 싶어졌다.
1. 교통편에 대해서
10점 만점에 9.9점을 주어도 무방하리라.
봉사해주시는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숙소배정
10점 만점에 4점도 후하다.
적어도 참가자별 방 배정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가능하다면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나누어 방배정이 된다면 금상첨화겠다.
그리고, 적어도 숙소의 정보는 사전에 공지되었어야 했다.
그리고, 섞어자든 나눠자든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왜냐면, 누가 돈을 내든 숙박비는 무료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했다.
3. 식사
10점 만점에 마이너스 백만점을 주기도 아깝다.
우리는 먹거리 축제에 나름 기대를 갖고 왔다.
말라 비틀어진 어른 손가락 굵기보다 조금 굵은, 언제 튀겨놓은건지도 가늠이 안되는 쿰쿰하고 역겨운 냄새가 나는 이름만 굴비를 먹으러 이곳 굴비축제에 온것이 결코 아니다.
반찬 리필도 눈치를 보며 구걸하듯이 밥만 얻어 먹으려고 끼니당 10,000원 씩을 내고 이곳 굴비축제에 온것이 결코 아니다.
식사시간은 식당의 사정에 의해 정해도 무조건 수긍하고. 주는대로 식사가 다 끝나고 나서야 다 식어서 비린내가 풀풀나는 생선뼈 씻은 물을 먹으려고 이곳에 비행기 타고 배타고 새벽부터 서둘러 온것이 아니다.
4. 주류 비주류
이것은 얘기하기도 싫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가 있었으면 싶다.
소라잡이 부역에만 참여하고, 비주류라는 이유로 같은 식탁서 식사도 못하는 웃픈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건지.
먹는거 가지고 차별하는 짓은 인간으로서 결코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당장 돌아가고 싶지만 잡힌 고기 신세니 어쩌겠는가?
하루 더 인내해 봐야지.ㅠ.ㅠ
식당은 준비도 제대로 안된 XX식당에만 가야 했을까?
아니다.
어차피, 100% 자부담인 식사는, 더군다나 같은 돈내고 찬밥신세가 될거라면, 남은 식비라도 돌려주고, 추가 부담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편히 대접받는 식사시간을 갖도록 최소한의 후속 조치가 당장 있어야 한다.
우리는 얻어 먹는 거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된다면, 술 못먹는다고 차별 받아가며, 끝내는 밥 한술 제대로 떠보지도 못하고 중간에 뛰쳐나가는 사람은 나오지 않을거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이야기를 구지 하지 않더라도, 먹는거 가지고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무슨 오해가 있었다 하더라도, 백번 양보를 하고 또 한다 하더라도, 비록 부지불식간에 누군가를 서운하게 했다 변명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본데없다는 거렁뱅이들도 하지 않을 말도 안되는 짓거리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무리하게 깜냥도 안되는 한 식당에 몰아준 것에서 부터 문제는 발생했다. 누구의 결정이었는지 자못 궁금하다.
우리가 봉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이런 취급을 받으려고 그 멀리서 부터 피같은 돈 써가며 추자도 굴비축제에 왔나?
올레꾼 할인은 불구하고 우리는 두끼를 쓰레기 같은 음식과 거지 같은 대접을 받았다.
이부분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일이다.
이런 축제에 계속 참가 해서 소수를 위한 봉이 되어야 할까?
살다보면 돈 쓰고 안좋은 이야기 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도선료와 숙박비를 지원한 관계기관 관계자들께 묻고싶다.
내돈 아니라고, 꼼꼼한 점검도 없이, 오히려 축제에 해가 되는 관광활성화 지원을 지속할 것인지?
차제에 나랏돈이 눈 먼돈이 되지 않도록 추자면민들과 관광객들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프로그램을 전제로 확대지원하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긍정적인 축제지원이 되길 희망합니다.
☞이 글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비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추자도참굴비축제의 발전을 위해 느낀 술회를 개인적으로 밝힌 소견임을 알립니다.
'제주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월의 마지막날, 제주에서 무전취식(無錢取食)을 하다. (0) | 2017.10.31 |
---|---|
잊지못(말아야)할 추자도 굴비축제를 마치다 (0) | 2017.10.04 |
내친김에 저지오름 저지 곶자왈(제주올레 13, 14-1) (0) | 2017.10.01 |
내가 꿈꿔온 낙원, 옥빛 차귀도 앞바다(제주올레 12코스) (0) | 2017.09.30 |
나의 천국 무릉곶자왈(제주올레 11코스) (0) | 2017.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