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외갓집에서 시작된 17.5Km에 걸친 무릉-용수 올레는 어제 곶자왈 숲속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곳은 천국의 바다이고 낙원이라 은근히 속삭이는 옥색빛 차귀도 앞바다에 매료되어 완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조금 지리한 밭사이를 가랑비와 벗하여 지나 바다가 가까워 옴에 약간 흥분된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다듬어 진정시킬 틈도 없이 시야를 사로 잡은 나와 바다 사이에 또다른 코스모스 바다가 나를 극도의 흥분 상태로 빠르게 휘몰아가는 바람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코스모스의 바다에 풍덩하고 몸을 내던지고 말았다. 그리 많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어릴적 학교가던 길에서 보던 바로 그 청순하고 가련한 코스모스였다.
코스모스에 빼앗긴 마음을 추스려 한경의 해변길을 한달음에 내달아 어느새 수월봉을 오르고 있었다. 수월봉은 차귀도를 바라보면서 그 옛날 분출했던 분화구가 해저가 된 후 한쪽 귀퉁이만 남아 오늘날 제주도 최서남 고산기상대를 품고 뒤로는 아련히 한라산을 흠모하고 있었다.
당오름, 차귀오름 이라고도 불리는 당오름 당산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수월봉과 차귀도의 절경은 보는 위치에 따라 수시로 바뀌면서 당산봉 트레킹을 무척 더디게 했고, 급기야는 당산봉이 끝나는 작은 만의 옥빛 바다가 마치 내가 제주 바다 최고의 낙원이라고 속삭이고 있는듯 가빠지는 숨을 잠시 멈추게 했다.
그리고, 이 길 위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환상의 제주올레길 12코스는 아스라이 나의 시야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길 위에서 영원히 살고 싶은 환상의 제주올레길 12코스는 아스라이 나의 시야에서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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