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봄을 기다리는 논병아리

Chipmunk1 2025. 2. 21. 07:17

2025. 02. 20.

막바지 기습적인 한파에도 불구하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논병아리와 논병아리 보다 배는 커 보이는 물닭이, 마치 논병아리의 크기를 짐작케 해 주려는 듯 나란히 포즈를 취해줍니다.

워낙에 빠릿빠릿한 논병아리가 눈에 띄기 바쁘게 잠수를 해서 어디론가 멀리 달아나는 통에 좀처럼 사진으로 남기기 쉽지 않건만, 웬일인지 유유자적 몸집이 큰 다른 조류들이 없는 한적한 물 위에서 평화스러운 유영을 즐깁니다.

아마도 봄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궁금하여 이리저리 떠다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우리가 봄을 기다리는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봄은 계절보다 조금 천천히 찾아오지 않을까 싶은 조바심을 내면서, 진정한 봄을 향한 가슴을 활짝 열고 또 하루하루를 견뎌봅니다.

눈부시게 찬란한 윤슬과 같이 진정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며, 화창하지만 살을 에는 듯한 겨울의 끝자락을 따라 피그말리온의 간절함으로 탄천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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