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영광 불갑산 꽃무릇

Chipmunk1 2024. 10. 4. 00:03

2024. 09. 25.

일 년 전 영광에 다녀와서 영광군 담당공무원에게
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꽃무릇 축제가 아닌 상사화 축제.

이웃한 고창 선운사와 함평 모악산은 꽃무릇 축제
심지어는 경남의 함양 상림숲도 꽃무릇 축제이고
분당의 중앙공원도 꽃무릇 축제라 부르고 있는데
오로지 영광군만 꽃무릇을 상사화라 하는 까닭은?

상사화라 쓰고 괄호 열고 석산/꽃무릇이라
표기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꽃무릇 축제 명칭을 정하는 지역 공청회에서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화 차원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타 지자체의 꽃무릇 축제가 아닌
영광군 만의 개성 있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니,
꽃무릇은 지구상에서 오롯이 영광군에서만
상사화라 불리는 이해할 수 없는......
하기사 요즘의 일상은
이해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일들로
가득가득 채워지고 있으니까......

상사화는 여름꽃이요,
꽃무릇은 가을꽃이다.

달력은 우리에게 가을이 왔다고 했지만,
가을폭염 속에서 꽃무릇에게는
秋來不似秋의 느낌으로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기에
작년보다 열흘 이상 개화시기가 늦었다.

모르긴 몰라도, 영광군의 축제 담당공무원이
나그네의 민원을 내부적으로 논의를 했던지
작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석산(꽃무릇)이라 제목을 붙이고, 그 아래에
붉은상사화로 불려 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적어도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지역축제에서
꽃이름은 제대로 붙여주는 것이 옳지 않을까?

우리 주변의 상사화는 제주상사화, 위도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백양꽃등 다섯 종의
토종 상사화와 보통 상사화라 부르는 (분홍)상사화가
전부인데, 내장사의 백양꽃을 내장사에서는
내장사 상사화라 소개하고 있는바,
이 또한 백양꽃이라 불러야 할 듯.  
물론, 세계적으로 20여 종 이상의
변종 상사화가 존재한다고 한다.

식물의 목과 개화시기와 잎과 꽃이 나는 순서도
다를 뿐만 아니라, 개화 기간도 서로 다른 꽃무릇을
상사화 혹은 붉은상사화라 부르는 것은 마치
일제강점기 말 내선일체 창씨개명의 오욕을 치렀던
우리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의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단지 지역축제의 차별화를 위해 꽃무릇에게도 범하는 모욕적이고 큰 실례가 아닌가 싶다.

꽃무릇이라는 예쁜 이름과 참사랑이라는 꽃말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상사화 보다 예쁘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천산 군립공원의 꽃무릇  (32) 2024.10.06
장성 백양사 꽃무릇  (28) 2024.10.05
고창 선운사 꽃무릇  (28) 2024.10.03
정읍 구절초 꽃축제 이틀 전  (26) 2024.10.02
함평 모악산 용천사  (28)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