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한뼘 도라지가 두달동안 잘견디다
장맛비에 보라꽃이 영롱하게 빗물얹고
심은적도 없는방울 토마토가 올망졸망
신비롭게 매달리어 빗물먹고 영롱하고
쭈글쭈글 볼품없던 뜰보리수 빨간열매
비바람에 주름펴고 통통하게 살오르고
비바람에 스러져간 뻘쭘해진 당근꽃님
오랜만의 빗방울이 영롱하게 보석되고
심은적도 없는오이 작년씨앗 발아해서
단비받아 무럭무럭 식탁에서 곧만나리
먹물색깔 부전나비 빗사이를 훨훨날아
시나브로 시작되는 여름장마 즐기는듯
새벽부터 빗소리와 바람소리 거세지고
물까치는 신이나서 이리날고 저리날고
빈둥지에 덩그마니 알한개를 남겨놓고
새끼들은 다자라서 둥지떠나 높이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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