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7. 11.
칠월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배롱나무(목백일홍) 꽃 소식이 들려오니, 불현듯 병산서원의 배롱나무 개화 소식이 궁금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지만, 금년 여름 병산서원의 배롱나무 개화 관련 공유된 정보를 찾지 못하고, 오전 늦게 내려진 장맛비 예보를 피해 새벽 다섯 시에 병산서원에 도착했으나, 병산서원의 관문 격인 복례문(復禮門) 앞 어린 배롱나무에는 붉은빛이 조금 감돌뿐 배롱나무 꽃은 눈에 띄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병산서원 현판이 붙어있는 건물 뒤꼍에 있는 수령이 400년 가까이 된 배롱나무 다섯 그루가 있는 곳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지만, 배롱나무 꽃의 개화가 아직은 멀어만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백살된 배롱나무 뒤편과 병산서원 왼쪽 정원에서 보기 좋게 개화한 배롱나무 꽃을 발견할 수 있어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병산서원 제일 높은 담장 아래서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꽃송이가 병산서원 앞 낙동강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을 가리키며 초여름의 병산서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꽃이 닭의 볏(벼슬)을 닮아서, 나쁜 기운을 막고 열심히 공부해서 벼슬아치가 되어 공직에 나가라는 의미로 서원에 배롱나무를 심었다는 서원 관리자의 설명이 일말 설득력이 있어 보였지만, 병산서원의 주목적이 공무원을 양성하는 사설학원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는 산 증거가 배롱나무라는 아이러니가 나그네를 미소 짓게 합니다.
장마가 지나고, 칠 말 팔 초(七末八初)가 되면 만발할 배롱나무 꽃의 개화상태가 궁금해 찾았던 병산서원의 초여름 새벽 풍경을 스케치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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