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안동(애기)무궁화

Chipmunk1 2023. 7. 13. 05:13

안동무궁화는 백단심(白丹芯) 홑꽃으로서, 크게 자라지 않는 왜성형(矮性型)이고, 자라는 속도가 일반 품종에 비해 훨씬 느리고 나무 마디가 짧으며, 꽃의 크기 또한 일반 품종의 1/2 정도로 작지만 , 잎이 두꺼워 진딧물에 강할 뿐만 아니라, 안동무궁화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를 닮은 듯, 화분에서 자라기를 원치 않으며, 오롯이 우리 땅에 뿌리내려온, 이제는 안동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삼천리 방방곡곡에 전파되고 있는 진정한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우리나라 꽃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개화 시기는 7월~10월까지이며 개화 시간은 36시간으로, 아침에 피었다가 오후에 지는 일반 품종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동무궁화는 일반 품종과는 달리, 달 밝은 밤에도 볼 수 있는, 근면 성실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의 꽃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안동무궁화의 탄생기원을 보자면, 일제 강점기인 1909년에 안동의 예안지역 유림들이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예안향교 명륜당의 가장 중심부에 재래종 무궁화 원종(原種) 한그루를 심어, 어려운 시국에 나라를 지키기 위한 선비정신을 진작시키고,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하였고, 1919년 기미년에 있었던 3.1 운동을 계기로 항일독립 정신을 표상하여, 영원불멸의 독립 의지가 담긴 무궁화의 후계목(원목은 안타깝게도 2011년 혹한으로 동사하였다 함)으로, 3.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즈음한 2019년을 원년으로, 유전자 변형 없이 삼천리 방방곡곡에 전파되고 있는 소중한 우리 민족의 꽃이랍니다.

지난봄, 안동무궁화의 뿌리를 찾아 예안향교를 찾았으나, 대대적인 재정비 사업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향교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고, 장마가 다시 시작된 초복 전날 안동무궁화의 성지가 되고 있는 안동민속박물관의 무궁화동산을 찾았으나, 식재된 지 오래지 않은 안동무궁화가  한반도지형을 본떠 만든 정원에서 작고 예쁜 꽃망울을 이제 막 한두 송이 터뜨리기 시작한 고운 꽃과, 중앙고속도를 빠져나와 신 안동역사 직전 안동시 관문에서 왼쪽으로 있는 서후면 개천가 봉정사길 둑방 위에 만발하기 시작한 안동무궁화를 소중한 마음으로 담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