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엔 병꽃나무가 얼떨결에 찾아왔고
오월엔 붉은병꽃나무가 갑자기 찾아와
봄을 채근질하며 절정으로 몰고갑니다.
따스했던 봄볕이 조금씩 따갑게 내려쬐고
따가운 봄볕 아래 붉은꽃병나무가 농익어
가을단풍 못잖은 열정으로 봄을 지켜내고
여름은 머잖은 곳에서 호시탐탐 노려대니,
길어진 하루해가 반환점을 돌기전에
봄은 자취를 감추고 여름이 찾아오면
붉은병꽃나문 우리 곁을 떠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은 한날 피고 한날 지지 않으므로
평균적으로 개화가 제일 많은 때을
특정해서 만개했다 축제를 엽니다.
일찍 피어나면 일찍 피어나서 반갑고
늦게 찾아오면 늦게 찾아와서 반가운
신통방통한 꽃은 축제와는 무관하게
항상 변함없는 행복의 배달꾼입니다.
붉은병꽃나무의 처음 개화는 그래서 반가웠고
붉은병꽃나무의 만개는 그래서 더욱더 반갑고
붉은병꽃나무가 늦게까지 꽃을 피우는 연유는
행복을 오래도록 즐기라는 선의의 뜻이겠지요.
올봄도 붉은꽃병나무가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며
꽃 피운 행복을 온전히 배달해다 주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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