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23.
바닷가 시커먼 현무암 사이사이에 빨간 백년초
열매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백년초 자생지 군락인 월령포구
월령리 해변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겨울을 이겨낸 백년초는 누렇게 봄을 맞고
빨간 열매가 해풍과 봄비에 해맑은 얼굴로
월령리 해변의 주인이 되어 반깁니다.
월령리 마을 한가운데는 백년초 농장들이 있지만
유독 바람 부는 해변을 찾는 이유는 자생지 군락이
오직 해변가 검은 현무암 사이사이서 오랜 세월을
지탱해 온 은근과 끈기의 강인함과 열정을 그대로
담고 있는 백년초가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지 않았다면,
약재로 쓰이는 백년초 열매는 물론이고, 백년초는
노랗게 늙어가기 전에 절취당해 이렇게 아름다운
군락으로 유지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질서 있게 관람하라고 자생지 위에 나무데크를
튼튼하게 만들어 놓고 중간쯤에 설치된 정자와
에메랄드빛 맑은 월령포구와 바다 위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백년초 자생지와 어울리는 제주
특유의 풍경을 연출하는, 아름다운 금능해변과 협재해수욕장과 이웃하는 그림 같은 곳입니다.
올레길 14코스를 지나는 월령포구는 올레꾼
시절의 많은 추억이 깃든 곳이기에,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들려보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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