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소정방폭포를 만났습니다.

Chipmunk1 2023. 4. 15. 00:00

2023. 03. 21.

안개비가 촉촉이 내리는 이른 아침
지반침하위험으로 출입을 금지하여
작년 늦가을과 연초에는
만나볼 수 없었던 소정방폭포를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마침내 만났습니다.

정방폭포에서 서복공원을 통해
소라의 성을 지나 해안가로 내려와서
소정방폭포를 만나는 오백여 미터
올레길 6코스 구간을
역올레 해서 갈 수도 있지만,
정방폭포를 지나 보목교차로 직전
파라다이스호텔 주차장 쪽으로
백여 미터를 내려가면,
막다른 오솔길이 나타나는데,
인적이 뜸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적당히 빈터에 차를 세우고,
이정표를 따라 오십여 미터를
한 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약간 경사진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도랑이 나타나고,
도랑 건너에는 노란 현호색 꽃이 반겨주고,
그 도랑물이 모여 바다로 떨어지게 됩니다.

도랑물이 모여 바다로 떨어지는 작은 해안폭포라 정방폭포의 이름을 따서 소정방폭포라 부른 듯합니다.
도랑물이 모여서 바다로 떨어지기 직전 도랑물을 건너서 절벽 위의 소라의 성 진입로 왼쪽 해안길을 따라 내려가면 도랑물이 해안으로, 불과 5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열개의 물줄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봄가뭄으로 도랑물이 많지 않아
물줄기가 열개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야자수의 호위를 받으며 낙하하는
시원스러운 물줄기가
제법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비록, 정방폭포에 비길바는 못되지만,
용암이 흐르다 그대로 굳어버린
자연 그대로의 기묘한 현무암위로
쉬지 않고 떨어지는 물줄기가
속세의 온갖 시름을 씻겨주는 듯
청아하고 상쾌한 소리를 내며
해안의 몽돌 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리고, 도랑물을 건너기 전 왼쪽 올레길을 따라 올라가면 영화 수리남의 촬영지가 나오고 정방폭포 해안 쪽이 내려다 보이는 오션뷰 노천카페도 있어, 소정방폭포를 찾는 즐거움을 더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