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박수기정과 안덕계곡

Chipmunk1 2022. 10. 31. 07:42

2022. 10. 27.

서귀포 대평포구 오른편에는 병풍처럼 둘러선 웅장한 기암괴석이 마치 산처럼 솟아있는 박수기정이 있습니다.

박수기정은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넓은 들과 같은 커다란 바위인데,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로, '바가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수기정의 왼쪽은 바다를 바라다보며 멋진 기암괴석들이 병풍을 연상시키는 반면에, 박수기정의 오른쪽은 창고천이 흐르는 안덕계곡이 또한 병풍과도 같은 기암괴석이 박수기정의 양면을 한폭의 수려한 동양화 산수도로 만드는 세계적으로도 빼어난 최고의 자연의 풍광을 자랑합니다.

대평포구에서 바라보는 서귀포 먼 바다에 가물가물 보일듯 말듯 살짝 보이는 최남단 마라도와 접시처럼 보이는 마라도 오른쪽의 가파도와 송악산과 모슬봉이 열병식을 거행하듯 나란히 서 있는 모습에서, 박수기정 왼쪽 모서리 위에 내가 굳건히 올라서서 이들을 지휘하는 듯한 착각에 잠시나마 흐믓한 시간을 보냅니다.

올레길 8코스가 끝나고 9코스가 시작되는 대평포구 박수기정에는 많은 좋은 추억들이 있고, 특히 두번째 올레길을 완주했던 마지막 코스가 이곳 인지라 더 더욱 제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나만의 가고싶은 명소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평포구 안쪽, 박수기정을 오른쪽으로는 드라마 "구가의 서" 촬영지로 유명세를 떨친 안덕계곡으로 더 잘 알려진 창고천 생태공원이 박수기정의 또 다른 모습으로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기암괴석으로 만들어진 병풍과 희귀식물등이 조화롭게 빼어난 풍광을 만들어내, 지역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어느것 하나 허술하게 보이는 것 하나 없이 모두가 자연속에서 용암이 만들어 내고 바람과 빗물과 세월이 빚어낸 웅장하고 수려한 자연의 창작물에 저절로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탐방로를 따라 걷는 길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있는 박수기정 아래 계곡을 흐르는 창고천이 용암을 뚫고 거대한 숲을 이룬 생태공원의 젖줄이 되어, 새가 지저귀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못 이기는 척 용암위를 흐르는 물과 빗물이 오랜세월 용암을 깍아내어 만든 절경이 앞으로도 오랜세월 풍파를 이겨내고 한결 아름다운 풍광으로 거듭나기를, 그래서 이승에서의 소풍이 끝나고 저 승으로 떠난 후에도 이따금 생각나서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바라며, 박수기정과 안덕계곡에 대한 추억을 한 단 더 쌓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