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6.
돈내코는 예로 부터 멧돼지들이 물을 먹기위해 출몰이 잦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돼지 "돈",
냇가(계곡)를 뜻하는 "내",
제주 방언으로 입구를 뜻하는 "코"
를 합성해서 돈내코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고로, 돈내코는 멧돼지들이 물을 마시러 내려오는 계곡 정도로 풀어 이해하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아침산책 겸해서 동이 트자마자 초행길인 원앙폭포를 향해 인적이 드문 토평동 한라산 자락을 따라 한시간 정도 걸어서 도착한 원앙폭포 입구에는 12월 3일 까지 공사중이라는 안내 입간판이 세워져있더라구요. 조금 황당했지만, 진인사대천명하는 마음으로 계곡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기로 마음 먹고, 이른 아침 부터 계곡 입구를 찾아 내려가 범상찮은 규모의 기암괴석들이 가득하고, 에메랄드빛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돈내코계곡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길이 있을리가 만무하니, 두발로 조심스럽게 디디고, 두손으로 바위를 잡고 한발짝 한발짝 5미터 낙차의 원앙폭포 물줄기 소리를 향해,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와 등뒤로 비취는 아침햇살의 응원을 받으며 무모한 계곡 트레킹을 시작한지 한시간 정도 지나 원앙폭포 앞에 당도하니, 아침 식전이라 그랬는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되돌아 내려가는건 힘들겠단 소심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 원앙폭포 앞의 커다란 바위에 혼신을 다해 겨우 올라 섯습니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 바삐, 그러나 조심조심 바위를 옮겨 다니면서 바라 본 폭포는 다정한 원앙 한쌍을 닮았다하여 원앙폭포라 하였다 하지만, 원앙의 지독하게 가부장적이고 지극히 배타적인 모습이 보기에 따라서는 다정한 모습으로 보여질수도 있다는 아이러니가 세상을 보는 눈과 사는 방식이 사람들 각자 처한 현실과 생각에 따라 참 다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만 옳다는 아집 보다는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줄 수 있는 아량과 배려를 갖고 살아야겠다는 뜬금없는 다짐을 해봅니다.
원앙폭포를 구석구석 살펴보고나니, 또 한시간 정도 지났고, 이른 아침 부터 폭포 주변에는, 지난 여름 태풍으로 멸실된 데크 보수 작업이 한창인, 수고하시는 분들께 다가가 바위틈에서 주운 줄자를 건네며 계곡으로 내려가기에는 위험하니 공사중인 데크길을 이용할수 있도록 양해를 구하고, 공사중인 데크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그러나 수고하시는 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표하며, 가을 아침에 돈내코계곡 원앙폭포 관람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다녀온 원앙폭포에 대한 기억은 앞으로 살아갈 나의 삶에 긍정의 힘이 되는 추억으로 오래 오래 간직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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