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3월 마지막 날, 나의 단상

Chipmunk1 2019. 3. 31. 06:22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 다시 자려고 이리 저리 딍굴거리고 뒤척이다 끝내는 일어나고 만다.

 

올 삼월은 내게, 새벽에 잠을 깨서 뒤척이다 잠들지 못하고 결국 나를 일으켜 세우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잊혀져가던 삶의 현장에 되돌아와,

그들과 지지고 볶는 일상 속에서,

다시금 잔잔한 삶의 희열을 느끼기 시작한 삼월이다.

 

그래도 사람을 지키는 일이 금고를 지키는 일 보다 훨씬 보람되고, 하루 하루 그들과 소통하며 지내는 매 순간 순간이 자못 잊지못할 삼월로 기억될것만 같다.

 

어느덧 시작의 상징인 삼월의 마지막 날이 밝아오고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삼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었던,

잊고 지냈던 20대 초반,

서부역에서 비둘기호 완행열차에 올라 목포역에서 내려 이른 저녁에 목포항에서 도라지호를 타고 밤새 남해 바다를 가로질러 이른 아침에 제주항에 도착했었던,

첫 제주 여행의 설레임이 다시금 생각나게 하는 새로운 시작의 상징으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2주전 삼월 중순의 어느날,

낯선 곳에 혼자 내동댕이 쳐져버렸던 막막함은 어느덧 사라지고,

주말이 있는 일상이 새삼 그리운,

잊고 지냈던 월급쟁이의 평범한 일상이 다시금 원복된 듯,

이제는 어색함도 많이 사라져 버린 싱그러운 삼월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비지니스를 지키는 입장이 아닌 사람을 지키는 일이,

특히 내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하나둘씩 내 품안으로 품어지는 그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져만 가고있다.

 

이대로 쭈욱 연말 까지, 새롭게 시작하는 삼월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흘러가고 싶어진다.

 

그리고,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내년 춘삼월에는 또다시 내게 어떤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밤손님 처럼 거부할수 없이 다가와서, 내 삶을 송두리째 뒤 흔들어 놓을 것인지 자못 궁금한 2019년 황금 돼지해 삼월의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