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선선해진 여름 날씨가 긴팔 셔츠와 자켓을 입게하는 잘츠부르크의 첫날 아침의 기온은 영상 8도다. 지난주 목요일 최고 기온 33도에 비하면 무려 25도나 내려간 기상이변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전 8시에 버스정류장에 나가니, 바트이슐행 150번 버스를 타려는 줄이 벌써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았다.
혹시 버스롤 못타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는데, 걱정 말라는듯 초대형버스 2대가 나란히 들어오고 있었다.
이윽고, 십여명만 태운 우리버스가 출발하고, 차창으로 펼쳐진 멋진 풍경에 바트이슐역에 내려 기차를 타고, 할슈타트역에 내려 배를 기다리기 직전 까지 연신 카메라의 셧터를 눌러댔다.
거기 까지 였다.
괜히 스마트폰 배터리만 소비했다는 후회가 든것은, 배를 기다리는 할슈타트역 앞 선착장에서 바라본 호수 건너에 있는 할슈타트의 절경을 본 직후였다.
잘츠부르크 동쪽에 위치한 잘츠카머구트는 알프스의 산자락과 70여 개의 호수를 품은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으로 나온 그림 같은 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그중에서도 할슈타트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워, 우리나라 드라마 〈봄의 왈츠〉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드라마 방영 직후 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관광객이 쇄도하고 있다하니, 현대인에게 드라마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짐작케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맞춤법은 좀 어눌해도 오스트리안독일어, 한국어, 중국어로 소매치기 경고 안내판이 세워져 있음이 흥미로웠다.
날씨가 좋으면 마을 풍경이 호수에 비쳐 데칼코마니를 그려 내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문화 풍경 부문에 등재되었다는데, 오늘은 연무가 심해 제대로 된 데칼코마니는 아니더라도, 예보되었던 비가 아침 일찍 그친게 그나마 큰 위로가 되어 나름 부족한 데칼코마니를 사진으로 남겨봤다.
무엇을 찾아 다니는 것보다 여유롭게 마을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할슈타트를 즐겨 보자는 심산으로, 우선 할슈타트의 생성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소금광산이 있는 소금산을 오르기 위해 픽트램 편도(9 유로)만 표를 사서 오르기로 하고,
내려올 때는 할슈타트의 둘레길이라 할 수 있는 S trail을 새소리와 함께 즐기면서 행복한 하산길을 맛봤다.
그래서, 소금산을 내려오기 직전 전망대 식당에서 흑맥주와 이틀 후면 가게 될, 헝가리의 전통음식과 오스트리아 전통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기로 했다.
식사후, 마지막으로 전망대를 가다가 빨간 장미꽃을 깔아 놓은 이색 프로포즈 현장을 보고 나도 모르게 셧터를 누르면서 두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이렇게 할슈타트는 4개의 작은 영상으로 설명이 될것 같다.
돌아 오는 길에 바트이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약 한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시내버스도 없는 작은 마을을 사십여분만에 걸어서 구경했다.
다만, 시간이 너무 늦어 목적했던 카이저빌라 구경은 못했지만, 길옆에 소담스럽게 활짝 핀 수국에 잠시 빠져봤다.
정말 행복이 넘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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