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피로도 풀 겸해서 호텔사우나를 찾았다.
빈에서의 유럽식 전통사우나를 경험했기에 자신있게 사우나와 체력단련실과 마사지실이 공존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우리나라는 사우나가 곧 대중목욕탕으로 인식해도 좋으리 만큼 구별이 안갔기에, 사우나하면 당연히 온탕 냉탕을 기대했건만, 이곳의 사우나는 남녀 구별없이 건식과 습식 사우나 한개와 공용사워시설이 전부였다. 그리고 휴게공간에 선베드 여러개 놓아 대형유리창으로 밖을 보면서 휴식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모든 사인보드에는 영어도 한글도 사용하지 않으니, 도대체 탈의실이 어딘지 아무 문이나 열어 볼 수도 없어서, 프론트에 전화를 하고 기다리는 사이에 다행히도 탈의실을 찾아 탈의를 하고 수건을 두르고 건식 사우나를 시작했다.
잠시후 사우나 문이 열리면서 남녀구분이 잘 안되는 노인 한분이 타올을 손에 든 채 알몸으로 들어 오셨다.
순간, 놀라서 움찔하다 자세히 보니 할머니셨다.
친구랑 둘이 얼굴만 쳐다보고 눈으로 노인이 할머니임을 서로 공감했다.
잠시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내가 먼저 할머니께 말을 건넸다.
주말을 맞아 1,000km 떨어진 네덜란드에서 할아버지랑 차를 가지고 오신 방년 73세라고 하셨다.
몇마디 더 나누고, 나가셨다.
그 뒤로도 계속 편안하게 알몸으로 습식 사우나랑 휴게실을 왔다갔다 하셨다.
오픈된 샤워 부스에서 샤워 까지 깔끔하게 마치시고 사우나를 나가시는걸 확인하고, 습식 사우나에서 나와 휴게실에서 잠시 쉬는데, 여자분들이 두어분 더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오픈된 그곳에서는 도저히 알몸으로 샤워할 용기가 나질 않아, 샤워는 방에 가서 하기로 하고 사우나실을 나왔다.
한편으론 아찔하면서도 한편으론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율배반적인 경험을 했다.
★마지막 여정이었던, 스위스의 호텔 사우나에는 입구에 영어로 자세히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있었다.
[본 전통 유럽식 사우나에 입장할 때는 알몸으로 입장해야 합니다. 만일, 알몸으로의 입장이 편치 않다면, 타올을 두르는 것은 허용합니다]
그래도, 끝내 타올을 벗지는 못했다.
그리고, 커플들은 서스름없이 알몸으로 들어 왔고, 우리는 그들이 나갈때 까지 건식 사우나에서 꼼짝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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