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으로 가는 지난 겨울의 마지막 명현현상(瞑眩現象) 이런가?/
봄으로 가는 여정은 금년에도 예외없이 험란하다.
달포가 훨씬 지난, 봄의 문턱 이었던 입춘(立春)에도 폭설(暴雪)이 어린 봄을 꽁꽁 얼렸었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여기저기서 분주하게 입에 오르내렸었는데.........
우수•경칩이 지나고 여기저기 꽃소식이 들려와 우리의 마음은 어느새 봄의 정점을 향해 있었건만, 심술궂은 꽃샘추위가 밤새 세차게 눈을 뿌렸다.
겨울이 다 가기전, 마치 아직도 겨울이 살아 있는듯한 계절의 기상이변인 명현현상이 공교롭게도 춘분에 찾아왔다.
하도 어의없는 일들이 정신없이 쏟아지고 있는 요즈음 세상에서 예측불능의 이상현상이 계절인들 예외가 있겠는가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는 춘분 아침이다.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은
우리에게 어두웠던 시간들을
밝은 시간으로 바꿔주는
희망의 신호등으로 다가옴이,
그나마 막혀 버릴것 같았던
답답했던 숨을
잠시 몰아 쉴 수 있게
안도의 시간을 가져다 줄것 같은
막연한 희망과 기대가
꽤나 다행스럽다.
눈속에서 빼꼼히 고개를 든 수선화의 꽃대와
파릇파릇한 마늘의 첫 싹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희망의 봄을 기약해 주는듯 싶은 하얀 춘분의 아침에 알듯 모를듯 희망을 옹알이 해본다.
느끼한 고르곤졸라피자에 꿀을 듬뿍 발라 한입 물고,
더 느끼한 까르보나라를 한입 가득 물어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겨울같은 봄날이다.
그리고, 진하고 따스한 아메리카노 한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정원에 잔디를 심고~~ (0) | 2018.04.21 |
---|---|
가슴이 아프다 (0) | 2018.04.03 |
봄을 태우다 (0) | 2018.03.04 |
영역(領域) 다툼 (0) | 2018.02.28 |
일요일 아침 눈의 향연(響宴) (0) | 2018.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