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아름다운 우리숲길 원정대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Chipmunk1 2017. 7. 15. 23:30

       늦은 저녁 부터 시작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장맛비가 새벽 4시에도 꾸준하게 내리고 있었다. 

 

    씻고 준비하고 7시전에 숙소인 해심원을 나와 금강송면으로 출발해서, 어느 해안가 해장국집에서, 일찍 물질을 시작한 수고하는 해녀들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해장국을 한그릇하고, 금강소나무숲길 4번 코스 시작점에 8시 30분쯤 도착하니, 이미 수 많은 차량들이 주차장을 꽉 채우고 있었고, 반가운 얼굴들의 손 인사가 이어졌다.


    아직도 가랑비가 쉴틈없이 내리고 있었고, 50여명의 원정대 참가자들이 우비를 입은채 몸풀기운동을 하는 진풍경들을 연출했다. 울진군에서 지자체의 역점 사업으로 금강소나무숲길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이를 위해 금강소나무숲길이 있는 서면을 금강송면으로 개명하기 까지 하였다고 한다. 가까운 인근의 대구에서 조차 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교통 낙후지역이기에 오전 9시 까지 맞춰 오기에 1박이 꼭 필요한듯 싶다. 5시간 남짓한 트레킹 시간이라면, 오전 11시 정도에 시작해도 충분 할텐데도 불구하고, 9시로 정한것은 지자체가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다행스럽게도 트레킹을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비는 완전히 그치고, 햇볕이 간간히 비추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0여명씩 조를 짠 탐방객들은 질서정연하게 푹신푹신한 탐방로를 마음껏 즐기기 시작했다. 이곳은 20명 이상은 단체 탐방이 불가하며, 반드시 숲해설사의 안내와 안내비용(주민들이 제공하는 점심도시락 비용)을 지불해야 함은 물론이고, 탐방로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하니, 이 또한 지자체의 관리운영체계가 조직적이며, 후손들을 위해 자연보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엿보게 해 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무조건 탐방객들을 호객하는 무분별한 정책 대신에 주변 주민들(숲해설사 포함)의 소득증대(민박 유치 및 식사 제공)에도 힘씀은 물론이고, 후손들에게도 원시의 환경을 그대로 물려 주고자 하는 지자체의 바람직한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주변에 빼어난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지자체는 이곳을 벤치마킹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탐방을 시작하면서 부터 화려하면서도 수수해 보이는 산수국이 제철을 만난듯 곳곳에 만개해 있었다. 특히, 산수국은 토양과 일조량등 주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의 꽃을 피운다 한다. 간혹, 노루오줌이 예쁜 자태를 들어내곤 했고, 꼬리 진달래가 산등성에서 마치 이팝나무 혹은 돈나무 꽃처럼 청초한 화려함을 있는 그대로 뽐내고 있었다.



    비록 알려진 다른 폭포에 비해 웅장하진 않았지만, 계곡을 타고 내리는 작은 폭포는 지친 탐방객들이 트레킹을 잠시 쉬면서 가까이에서 땀을 식히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반환점에 가까워 질수록 수령을 가늠하기 어려운 멋드러진 금강송들이 한껏 포즈를 취하고 서 있어 가는 발길을 자주 멈추게 하였다. 누군가는 락락장송이 따로없다 하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고, 대부분 보는이들의 자연스럽고 다양한 탄성들이 한동안 멈출줄을 몰랐다. 사람이 모델인지 금강소나무들이 모델인지 제각각 다양한 포즈로 금강소나무들과 한껏 어우르고 있었다.



    점심 도시락을 비우고 내려오는 길은 제법 햇볕이 따가웠지만, 울창한 금강소나무숲은 햇볕의 무분별한 침범을 허락하지 않았다. 무심코 한바퀴 돌아 보는 숲의 웅장한 아름다움에 가던길을 멈추고 잠시 마음을 빼앗겼다. 아마도 스펀지 처럼 푹신푹신한 오솔길과 솔향과 이별하기가 많이 아쉬운듯 발길이 점점 무뎌지고 있었다.



    거의 오르막 내리막을 느끼기 어려운 산세와 수만년 동안 다져진듯한 낙엽들이 겹겹이 싸여 만들어진 부드러운 오솔길과 지루하지 않게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가로 지르는 작고 아기자기한 계곡들과 오솔길과 조화롭게 피어난 다양한 꽃들과 산새들의 합창과 산들산들 불어와 솔향을 온 산에 퍼뜨리는 시원한 산들바람들은 오늘 나를 마냥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금강소나무숲길을 뒤로하고 출발했던 계곡을 건너 신선의 세계를 아쉬움속에서 빠져 나왔다.



     이렇게 금강소나무숲길을 마음속에 가득 담고 어느새 커져버린 그리움을 달래면서, 다섯번째 맞은 2017 아름다운 우리숲길 원정대 발길을 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