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서산 유기방가옥 수선화

Chipmunk1 2025. 4. 7. 10:31

2025. 04. 02.

드디어 수선화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서산의 유기방가옥을 가기 위해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으로 달려갑니다.

유기방가옥을 불과 2.5km 정도 남겨놓고, 진출로를 지나쳐 5km를 돌아서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유기방가옥에 도착하니, 주차된 차량은 두대 정도, 입구로 올라가는 주차장 둔턱에서는 오느라 애썼다고 수선화가 위로하며 반갑게 맞아줍니다.

매표소에는 직원 한 사람이 주변을 지켜볼 뿐,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키오스크(Kiosk)라 통용되는 무인매표 기계가 덩그마니 놓여있어, 그중 한대를 골라 아직도 낯선 익숙하지 않은 기계와 대화하며, 표를 구입합니다.

입장료는 코로나19가 팬더믹이 막 시작됐던 5년 전 보다 1,000원이 인상되었으니, 느낌적으로 착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선화 정원답게, 유기방가옥의 수선화는 일조량과 고도의 차이에 따라,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3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수선화를 만날 수 있도록, 이 또한 국내 최장기간 수선화를 볼 수 있는 장소라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4월 2일 오전 현재, 제1 구역의 수선화는 100% 만개하였고, 제2 구역의 수선화는 50% 정도 개화되었고, 제3 구역의 수선화는 30% 미만 정도 개화하고 있네요.

입장권 검표소 인듯한 아기자기한 아치를 지나 유기방가옥 수선화를 만나러 갑니다.

바로 100% 만개된 제1 구역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듬성듬성 개화가 시작되고 있는 제2 구역으로 시작해서 제3 구역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제1 구역으로 가기로 합니다.

제3 구역을 천천히 내려오면서, 점점 수선화의 개화밀도가 높아져가는  제1 구역을 내려다보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개화가 다소 더딘 것이 어쩌면 앞으로 한 번쯤은 더 와서, 아직도 개화가 전무한 깊숙한 언덕 위 제3 구역의 수선화를 늦게 까지 볼 기회가 있지 않겠나 싶은 기대를 해봅니다.

마침내, 제1 구역으로 내려와 연못을 지나, 아침해가 중천으로 떠 오르기 시작한 왼쪽 유기방가옥 뒤편 언덕 경사를 뒤덮고 만개한 수선화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진달래와 유기방가옥 담장 뒤편에 만개한 연노랑 산수유와 유기방가옥 담장 안 뒤뜰에 활짝 핀 홍매가 황금빛 수선화를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언덕 중간쯤 오솔길을 걸으며 활짝 웃는 수선화의 사열을 받는 기쁨을 맛보려, 눈 뜨자마자 아침밥도 거르고 먼 길을 달려왔겠지요.

수만수십만 송이 수선화가 활짝 웃으며 진정한 봄이 왔음을 속삭이는 유기방가옥의 수선화와 진정한 봄을 인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