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여섯 살 때 고향의 작은 예배당에서 성탄절 전야에 루돌프사슴으로 분장하고 연극했던 기억이 새롭건만, 어느새 반세기를 훌쩍 넘긴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되었군요.
아직 오후 다섯 시가 넘으니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보름을 사흘 남겨두고 상현달이 밝아옵니다.
실시간 cctv에 비치는 울릉도는 눈이 덮인 채로 섬 전체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꿈도 없이 눈앞에 닥친 암담한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쉼 없는 수레바퀴 같은 내일 앞에서 반세기 전 성탄절 전야의 설렘은 사라지고, 감성이 메마른 어설픈 어른이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전의 멋 모르고 근심 걱정 없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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