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내리는데 해는 담담하게 떠오릅니다.
평소의 산책길과는 달리 한적하기만 합니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해가 보름달을 연상시키고, 눈꽃송이는 점점 기세를 더해 갑니다.
말라비틀어져가던 메리골드가 눈 속에서 마지막 멋진 포즈를 취해줍니다.
산책길의 하이라이트인 예쁜 길이 한결 더 아름답습니다.
눈의 기세도 수그러들지 않고,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태양도 눈꽃에 뒤질세라 점점 더 중천을 향하고 있습니다.
사철나무 열매가 하얀 눈 속에서 한층 상큼해 보입니다.
몇 송이 남지 않은 철쭉이 눈 속에서 근근이 견뎌내는 모습이 안쓰럽기 조차 합니다.
얼음물속의 오리들이 눈을 맞으며 물놀이하는 모습이 왠지 싱그러운 눈 내리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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