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02.
큰 도로에서 바라보면 마치 경주의 왕릉처럼 보이는 새별오름은 자연이 선물한 제주도의 360여 개가 넘는 아름다운 오름 중의 하나로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으로 십분 남짓 남쪽에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만, 북쪽에서 오르는 길은 십오 분 남짓 완만한 경사를 따라 약간 가파른 동네길 산책하듯 오르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내표지판이 있는 남쪽길에서 오르기 때문에 젖 먹던 힘까지 모으고 모아서 오르는 모습이 참으로 이채롭습니다.
나그네도 처음 해돋이를 보러 왔을 때에는 캄캄한 새벽길이 조금은 두렵기도 해서, 마침 도착한 젊은 커플 한쌍과 함께 남쪽길을 헉헉 거리며 오른 이래로 늘 북쪽 코스를 이용해 오르곤 합니다.
멀리서 볼 때는 잔디로 뒤덮인 거대한 왕릉처럼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 갈수록 억새꽃이 활짝 피어 바람에 춤을 추듯 유연하게 사방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가을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북쪽 코스로는 남쪽 코스로 올랐던 많은 인파들이 쏟아져 내려오고, 오르는 사람의 수는 극히 드물었으나, 여기저기서 이름 부르고 놓친 일행을 찾는 들뜬 목소리들로 가득해서 다소 혼잡스럽기는 했지만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 자연과 어우러져 나름 아름답기 조차 했습니다.
오르는가 싶었는데 도착한 정상에는 사진 찍는 인파들로 생동감이 넘쳐났고, 서쪽 바다의 풍차들이 오늘따라 세차게 돌고 있었고, 너무나도 화창한 가을하늘 아래 쪽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등뒤에는 춤추는 억새꽃 사이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한라산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와 가을을 만끽하게 합니다.
자연의 보고 우리의 제주가 오래도록 잘 보존되어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만대의 후손들 까지도 사랑하고 아끼는 제주로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3박 4일간의 제주도 가을 여행은 서서히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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