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04.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절 부석사입니다."라는 부석사(浮石寺)를 소개하는 부석사의 문장이 나그네의 심금을 울리며 동병상련하는 마음으로 세상도 그리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일주문을 지나 500여 미터 은행나무 터널길이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부석사 가는 길부터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영광의 불갑사가 백제불교의 발원지라고 한다면,
부석사의 불교사적 의치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신라의 불교는 눌지왕 때에 들어와 법흥왕 때에 수용된 뒤에 크게 발전하였다. 중국을 통하여 전입된 교학 불교는 신라 불교로 하여금 종파성을 띠게 하였는데 가장 특징적으로 운위되는 종파는 화엄종과 법상종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전법사실이 뚜렷하고 종찰이 확실한 것은 의상의 화엄종이다.
부석사는 우리나라 화엄종의 본찰로 초조인 의상 이래 그 전법 제자들에 의해 지켜져 온 중요한 사찰이다. 의상은 676년 부석사에 자리잡은 뒤 입적할 때까지 이곳을 떠나지 않았고 그의 법을 이은 법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부석사 원융국사비에는 지엄으로부터 법을 전해 받은 의상이 다시 제자들에게 전법하여 원융국사에까지 이른 것과 원융국사가 법손이 된 뒤 부석사에 자리잡았다는 사실 등이 밝혀져 있다."라고 소개된 부석사 홈페이지에 의하면, 신라불교의 본류라 할 수 있는 화엄종의 본찰임을 알 수 있도록 상세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러 번 왔던 부석사 인데도, 부석사의 상징과도 같은 부석을 이제야 마주합니다.
무량수전을 비롯한 당간지주와 석등, 그리고 소조여래좌상등 국보급 문화재와 즐비한 보물등에만 눈도장을 찍고 갔던 헛되고 헛된 허망스러운 영욕만을 쫓아 허상 속에서 살아온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무량수전과 소조여래좌상 사이에서 부석사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부석 가까이에 다가가서 부석이라 새겨놓은 부석을 가벼운 마음으로 한참을 바라봅니다.
가을이 조금 더 익어가고, 단풍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부석사 무량수전을 등지고 바라보는 속세의 절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입에 담기에도 턱없이 부족할 정도의 아름다음을 간직한 채로 천년을 훌쩍 뛰어넘어 천사백 년 가까이 신라불교 화엄종의 본찰로서 태백산을 지켜온 부석사의 살아있는 역사 앞에 길어야 고작 백 년 안팎 살다가 나그네의 반백년을 훌쩍 넘긴 초라한 자화상을 견줘 보면서 언제 가는 다시 또 오겠지 "회자정리 거자필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만날 물량수전을 아쉬움 없이 뒤로 하면서, 평온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절 부석사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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