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말복도 지난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연꽃의 현주소

Chipmunk1 2023. 8. 16. 05:20

2023. 08. 12.

아쉬운 대로 백련과 홍련이 드넓은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중심으로, 아직은 유월말의 그때와 비슷한 개화 상태를 유지한 듯 보였고, 또한 사진 찍으러 온 인파들이 그때 못지않았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가을을 코앞에 두고 새로 피는 연꽃보다 지는 연꽃이 많고 연밥이 드문드문 늘어나는 것이, 한 여름을 앞두고 지는 연꽃보다 새로 피는 연꽃이 훨씬 많았던, 그리고 새 생명의 태동에 칠월이 기다려지던 미완의 싱그럽던 유월에 비해 초라해 보이기 조차한 안타까운 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지난 유월 말에 처음 왔었고, 축제 전 한가로울 때 가본다고  찾았던 칠월 중순이 다되어가는 초순에는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교롭게도 예년 보다 일찍 시작된 축제 첫날이라 발 디딜 틈 없이 새벽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던 기억이 불과 한 달 전인데, 어느새 연밥이 하나 둘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하니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면서 농익을 대로 농익어 빗방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연꽃잎이 하나씩 툭툭 떨어져 빗방울이 담긴 연잎의 넉넉한 품위에 내려앉는 풍경을 목도하는 나그네의 모습도 어느덧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는 낙화하는 연꽃잎의 시절에 점점 가까워져 가는 듯싶습니다.

연꽃은 내년 여름을 기약하면서 떨어진 그 자리에 연밥을 만들면서 가을을 기다리는데, 오늘도 인간은 알 수 없는 환생을 꿈꾸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한부 생명의 끈을 부여잡고 찧고 까불고 욕망이 가득 담겨 충혈된 볼썽사나운 눈을 영원히 감을 때까지 덧없이 유한한 치열한 운명의 삶을 이어가겠지요.

눈먼 아비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왕비가 되어 연꽃 속에서 환생하는 장면만을 가슴에 담고 오늘 하루도 선하고 의미 있는 날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