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작약은 원산지가 중국이고
약재로 재배된 함박꽃인데
언제부턴가 모란과 나란히
모란이 지고 나면 만개하는
관상용 꽃으로 찾아옵니다.
모란의 잎은 끝이 세 갈래로 나뉘지만
작약은 독야청정 한 잎 한 잎 늘씬하게
오로지 꽃몽우리 하나만을 떠받들고
모란이 꽃봉오리를 하나둘 만들 즈음
야무진 모습으로 단단한 꽃몽우리를
하늘 하늘한 줄기마다 하나씩 매달고
오월이 시작되면 한 겹 한 겹
초록빛 외투를 벗어던지고
곱디고운 속살을 가슴 설레게
봄볕에 내맡기기 시작하니
부지불식간에 탐스런 꽃몽우리를
사랑스럽고 가슴 벅차게 키우면서
봄의 절정에 올라, 봄의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작약의 매력에 흠뻑 빠집니다.
모란이 떠나간 빈자리를
작약이 빈틈없이 찾아와
우리의 봄을 완성하면서
다가오는 봄과의 이별을
차분하게 준비시켜 주는
작약의 시간을 맞습니다.
어쩌면 작약은 봄의 끝자락에 선
여름의 전령사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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