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23.
봄이 막 절정기를 내려갈 즈음
꽃양귀비가 물의정원을
빨갛게 수놓고,
여름이 지나가자마자
알록달록 코스모스와
황금빛 황화코스모스가
높고 파란 하늘아래
물의정원을 수놓는다.
코로나19 펜더믹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의 물의정원은 폐허와 같았다.
어른 키보다 훨씬 웃자란 잡풀들에
겨우 좁은 산책로만 남겨 놓은 채로
넓디넓은 물의정원을 점령당하고
봄과 여름과 가을을 보내야 했는데,
올봄만큼은 코로나19 펜더믹 이전
깔끔하게 로터리 쳐지고 파종이 된
그런 물의정원으로 돌아와 주었다.
대성리 쪽으로 이어지는
마음정원까지 연결된
산책로도 예전 그대로,
낡고 퇴색된 야자 매트도
새것으로 교체된 듯,
물의정원의 봄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고
五末六初에 꽃양귀비들만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온다면
물의정원은 옛 모습 그대로
삼 년의 여백을 지워 버릴 듯,
예기치 못했던 시련을 겪고
되돌아온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
삶 속에 감춰진 보물을 찾는
보물찾기 놀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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