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6

어리목탐방로와 윗세오름 길목에서 맞난 영산의 보물들

2024. 06. 11.해발 1200 미터 새소리구백팔십 시작되는 어리목의 탐방로가 천사백을 지나면서 시원하게 뚫린능선 백미터씩 올라보니 민족영산 한라산에 꽃과나비 까마귀와 노루즐겨 뛰어노네계곡만세동산해발 1600 고지윗세오름 광장앞의 실시간송출 CCTV 치기어린 나그네가 써클안에 자리잡고 민족영산 한라산의 백록담을 등에업고 새벽부터 수고했다 스스로를 위로한다

제주도 이야기 2024.06.23

야생 노루들의 낙원 한라산 1100 고지 탐방로에는 성스럽다는 산딸나무 꽃이 만개하고 때죽나무 꽃과 찔레꽃 향기가 함께 합니다.

2023. 06. 14.한라산에서 자동차를 이용해서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1100 고지에는 자연학습탕방로라는 습지가 있고, 거기에는 노루들이 일가를 이루어 자유롭게 뛰노는 노루들의 낙원이 있습니다.뿔이 달린 아빠노루와 깔끔한 엄마노루와 새침데기 아기노루들이, 나그네가 꿈꾸는 파라다이스에서, 나무데크로 만들어 놓은 탐방로를 지나는 탐방객들의 놀람과 호기심에도 아랑곳 않고, 풀 뜯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 마치 신선들이 노루로 변신하여 유유자적한 풍경을 만들어 보여주는 듯싶은 시간이 잠시 멈춘 낙원의 모습 그대로 인 듯합니다.어디선가 코끝을 스치는 짙은 향기가 엄습해 오면 예외 없이 커다란 찔레꽃이 쏟아질 듯 후드러지게 피어있고,그 옆에는 띄엄띄엄 때죽나무 꽃이 수줍은 듯 순백의 자태로 탐방로를 밝혀줍니다...

제주도 이야기 2023.06.29

병산서원의 오월

병산서원의 오월은 담백하지만 고즈넉한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병산서원 앞뜰의 산당화는 지고 병산서원 뒤뜰에 수령이 오래된 배롱나무(목백일홍)가 무성하게 초록잎을 매달고 꽃 피울 채비에 여념이 없는 병산서원의 오월은 옛 선비들이 글공부에 열중하던 면학의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낙동강변의 찔레꽃 향기가 병산서원으로 스며 들어와 선비들의 코끝을 자극하니 하던 글공부 잠시 접어두고 하릴없이 낙동강변에 나와 공연히 봄에게 하소연하며 선비의 본분을 찾았겠지요.진입로옆 작은 화단에 모여 옹기종기 피어난 매발톱이 나그네를 흘깃 훔쳐보다가 수줍게 고개를 푹 숙인 채로 쓸쓸한 병산서원의 오월에 살포시 춘심을 전해줍니다.펄펄 끓는 팔월에나 볼 듯싶었던 강변 풀숲에는 수염패랭이 꽃이 형형색색 낙동강변을 수놓으며 오월의 병산서원..

봄 이야기 2023.05.17

순백의 순결한 찔레꽃

뭐가 그리 바빴는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큰맘 먹고 오랜만에 나선 오후의 산책길이었지만 마치 한 여름같이 후덥지근해진 날씨에 잔뜩 눈살을 찌푸리다가 코끝을 자극하는 찔레꽃 향기에 끌려 눈이 부시도록 하얀 찔레꽃이 만발한 천변에 발길이 머뭅니다.갯버들 사이사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쭈욱 빼고 숲 속으로 조금 들어가면 물가에 옹기종기 순백의 순결함을 고이 간직 한 채로 찔레꽃으로 연상되는 오래된 이야기들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꽤나 오래전에 지난 듯싶은 중3 시절 연합고사를 코앞에 두고 밤새 손에 잡았었던 중3이 읽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내용들이 포함된 신여성 김말봉을 대표하는 장편 통속소설 찔레꽃.찔레꽃의 주인공인 순결한 여인 가정교사 안정순이 생각나고, 김말봉이 작사하고 사위인 금수현이 작곡한 불후의 명가..

꽃 이야기 2023.05.12

쇠소깍의 봄

2023. 03. 21. 소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하여 소를 뜻하는 '쇠', 웅덩이를 뜻하는 '소' 그리고 끝을 뜻하는 '깍'이 합성되어 만들어진 쇠소깍이라는 명칭이 정겨울 뿐만 아니라, 효돈천을 흐르는 담수와 해수가 만나서 초록빛 소를 이루고, 물 위에 길게 늘어진 줄을 잡고 테우(작고 평평한 뗏목)를 타고 투명한 물 위에서 신선놀음 하기에 제격인 아름다운 서귀포 칠십리의 숨어있은 비경 중의 하나입니다.용암이 흘러내려 만들어낸 계곡 같은 골짜기의 바위틈에 진달래가 빼꼼히 쇠소깍에도 봄이 왔다고 알려줍니다.나무데크로 만든 산책로 안쪽에는 성급한 찔레꽃이 빗물에 흔들리며 쇠소깍에 봄이 왔다고 속삭입니다.찻길 너머 예쁜 집 마당 앞켠에 빗물에 씻긴 상큼한 보리수가 여름에 앞서 주렁주렁 매달린 쇠소깍의 봄은 현..

제주도 이야기 2023.03.31

봄을 앞둔 탄천의 아침풍경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더니 탄천은 시나브로 겨울을 지나 봄 맞을 준비에 여념 없습니다 탄천 속 태양의 데칼코마니가 하늘 속 태양보다 찬란한 것은 봄이 가까이에 온 증표겠지요 탄천 속에는 데칼코마니가 맑게 비치고 갈색 천변이 조금씩 초록빛으로 바뀌면 탄천은 온통 노랑꽃창포 세상 되겠지요 머지잖아 갯버들꽃이 활짝 피면 찔레꽃 꽃망울이 하나둘 맺히고 벚꽃도 목련도 개나리도 오겠죠 복숭아나무에 앉아 쉬는 귀요미 박새 복사 꽃망울이 톡톡 터지는 봄이 오면 작은 부리로 복사꽃잎을 음미하겠죠 겨우내 볼 수 없던 앙증맞은 논병아리 탄천을 가로질러 큰 물고기 잡아 물고 어쩔 줄 몰라하며 도리도리 몇 번 하다 겨울을 삼키려는 듯 거뜬히 삼킵니다 경쾌한 몸짓으로 자맥질에 푹 빠진 물닭도 한가로이 유영하는 흰뺨검둥오리도 봄..

봄 이야기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