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철쭉 8

어리목탐방로와 윗세오름 길목에서 맞난 영산의 보물들

2024. 06. 11.해발 1200 미터 새소리구백팔십 시작되는 어리목의 탐방로가 천사백을 지나면서 시원하게 뚫린능선 백미터씩 올라보니 민족영산 한라산에 꽃과나비 까마귀와 노루즐겨 뛰어노네계곡만세동산해발 1600 고지윗세오름 광장앞의 실시간송출 CCTV 치기어린 나그네가 써클안에 자리잡고 민족영산 한라산의 백록담을 등에업고 새벽부터 수고했다 스스로를 위로한다

제주도 이야기 2024.06.23

살면서 종종 빗나가는 예상 (한라산 윗세오름 산철쭉)

2024. 06. 11.작년보다 이틀 먼저 윗세오름에 오른 까닭은 작년보다 많은 산철쭉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산철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천지 만물이 곤하게 잠든 흰새벽에 여명과 함께 자동차로 1100 고지를 넘어 어리목 탐방로 입구를 필두로 해발 1500 미터 지점의 만세동산에서 울긋불긋 산철쭉을 만나보리라는 지난 1년간의 기다림이 허망했지만, 살면서 자주 예상은 종종 빗나가기 쉽다는, 아니, 예산과 실적을 분석하면서 틀리기 위해 예산을 수립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자기 위로에 익숙해졌는지, 내년에는 5월 말쯤 와야겠다는 다짐으로 새로운 일 년 후 계획을 수립해 봅니다.심지어는 남벽 분기점에도 조릿대 틈바구니에서 산철쭉이 한두 송이 보일까 말까 하는 현상에 대해 누군가 조릿대가 산철쭉을 다잡아먹었다고..

제주도 이야기 2024.06.16

단오 그네 대신 비행기 타다

2024. 06. 10.오월단오 그네대신 비행기에 몸을싣고 감당하기 힘들만큼 화창한날 하늘위를 날아올라 몸과맘이 하나되어 순식간에 바다건너 오매불망 한라산을 바라본다구름한점 찾기힘든 유월중순 파란하늘 고군산도 통영거제 추자도를 스쳐지나 타이타닉 연상되는 호화스런 크루즈선 강정포구 기착하고 부산으로 입항할듯신령스런 뭉게구름 한라산을 에워싸고 한라산을 남북으로 스치듯이 미끄러져 미동조차 못느끼고 활주로에 도착하니 한라산의 산철쭉이 어서오라 손짓하네

제주도 이야기 2024.06.11

4월의 봄 천등산 봉정사

2824. 04. 20.사월 초파일 연등행사 준비가 한창인 봉정사 큰 기대는 없었지만 언제나 한결같은 봉정사 일주문도 만세루도 대웅전도 극락전 까지도 천등산에 우뚝 선 천년고찰 세계유산 봉정사일 년 여의 긴 보수공사를 끝낸 정갈한 만세루 산뜻한 산철쭉에 사방팔방 둘러싸인 만세루 봉정사의 랜드마크라 할만한 웅장한 만세루 사월의 봉정사 만세루와 산철쭉의 멋진 만남대웅전과 극락전 앞뜰에는 작약 꽃몽오리가 한껏 부풀어 금방이라도 피어날듯한 자태로 이슬을 머금은 채 사월의 봄을 무르익게 하고 유월이 되자마자 활짝 웃으며 반겨주겠지요작약과 작약사이 뱀딸기꽃이 군락을 이루고금낭화와 매발톱꽃 사이엔 백선이 올라오고단발머리 여학생을 떠오르게 하는 금낭화와자줏빛 매발톱은 대웅전과 극락전을 향해서 합장을 하며 공손하게 머리..

봄 이야기 2024.04.24

설산(雪山)의 위용(威容)

2024. 03. 12~14.어제 오후 예정시간 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제주공항에 세차게 내리던 비가 한라산에는 폭설로 이어졌나 봅니다. 해돋이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호텔의 13층 위에 조성된 옥상에 영어로 루프탑(Looftop)이라는 안내판을 붙여놓은, 투숙객들에게 제공된 휴게공간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다 왼쪽 후미진 곳에서 밤새 설산이 되어 버린 명산 한라의 위용을 목도하고 잠시 할 말을 잃습니다. 나그네가 사진을 찍는 모습에 옥상을 청소하던 호텔 직원이 깜짝 놀라며 삼월의 설산 한라가 믿기지 않는 듯, 어제 까지도 눈이 없었는데, 하룻밤 새에 저렇게 눈이 쌓였다고 놀라워하며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나란히 서서 이심전심으로 설산을 바라봅니다. 뽕나무밭이 변하여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상전벽해 (桑田碧海)..

제주도 이야기 2024.03.17

전주 덕진공원 만추(晩秋)

2023. 11. 15.나그네가 알고 있는 연꽃의 성지 중 한 곳인 전주의 덕진공원도 계절을 이겨내지 못하고, 텅 빈 연못 위에 화려했던 연꽃 대신 시들대로 시들어 버린 연잎이 연못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풍스러운 연화정도서관이 사시사철 고고한 자태로 덕진공원의 공허한 만추를 바라봅니다.연지정을 비롯해서 연못 중간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들은 계절이 가고 오는 것에는 일도 관심 없는 듯 따사로운 가을볕에 물든 채로 만추의 광활한 덕진공원 연못을 넉넉하게 지켜봅니다.언제 연꽃으로 가득 채웠었냐는 듯이 여름 내내 속내를 감추고 있던 연못이 활짝 열리고, 연못 바닥을 비추는 늦가을 태양이 눈부시게, 가는 가을을 기꺼운 마음으로 온몸으로 환송하고 있습니다.애기단풍도 붉다 못해 노란색으로 ..

가을 이야기 2023.11.25

강정해오름노을길의 추억

2023. 06. 15. 우연히 사진첩을 뒤적이다 두 달 전 쫓기듯 제주를 탈출하다시피 김포공항도 아닌 청주공항을 통해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숨 가빴던 초여름 강정포구의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운 좋게 해돋이를 만났던 하지(夏至)를 엿새 남긴 흰새벽의 기억들이 조각 맞춤을 합니다.코로나 펜더믹이 끝나고, 가성비 좋은 동남아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현저히 줄어든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항공편 때문에 일정에 맞는 항공편을 이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터라 어쩔 수 없이 수국과 산철쭉을 볼 예정으로 제주행 항공권을 겨우 예매하고, 돌아오는 제주발 김포행 항공권은 제주에서 수시로 확인해서 복잡한 주말을 피해 목요일(6월 15일) 늦은 오후 내지는 밤 시간 항공편을 이용할 요량으로 무작정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감행했..

제주도 이야기 2023.08.19

두물머리 마재옛길(정약용길)/ 다산생태공원 봄풍경

2023. 04. 23.다산을 빼고는 스토리 전개가 어려운 정약용길에 걸쳐있는 마재옛길과 멀리 팔당댐까지 이어지는 두물머리가 그려내는 한 폭의 수채화 데칼코마니는 짧은 어휘실력으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삶 속의 행복과 희열을 한가득 선물을 전해줍니다.두물머리를 휘감으면서 조성된 다산생태공원 남남서쪽 강가에 산철쭉 군락이 너른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무르익어가는 봄을 물끄러미 지켜봅니다.미세먼지가 아직 말끔하게 물러가지 않은 다산생태공원의 물알갱이들이 만들어낸 자칫 우울할 수 있는 회색빛 하늘이 마재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환하게 걷히기 시작해 생태공원 쪽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다산의 혼과 정기가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듯싶은 포근하면서도 따스한 봄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점점 미세먼지가..

봄 이야기 2023.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