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새연교와 서귀포항의 야경, 그리고 새섬 산책길이 다소 새롭기도하고 낯설기도 한 겨울밤 나의 단상(斷想)

Chipmunk1 2023. 1. 21. 00:45

2023. 01. 07.

새연교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았었던, 2021년 4월에는 불이 꺼져 적막한 새연교였었고, 작년 가을에 찾았었던 새연교는 코로나19 펜더믹 이전과 같은 야경은 볼 수 있었으나, 새섬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연교를 지나 새섬의 산책길이 활짝 열려, 코로나19 펜더믹 이전의 새연교와 새섬으로 거듭났습니다.

음력 섣달 보름을 막 지나 예전에 새섬에서 보았던 밝고 둥근달이, 야속하게 내 곁을 떠났던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온 듯이 반가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항과 서귀포항 뒤편 서귀포 칠십리공원이 있는 언덕 위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초유의 길었던 코로나19 펜더믹과 상관없이 묵묵히 서귀포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이제는 오랜 기다림 끝에 새연교의 아름다운 야경도 되찾고, 새섬의 한적한 산책로도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도 해제되어 가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서 있지만, 그동안 친숙하고 익숙해진 마스크와의 이별을 앞두고,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페이스 패션이라는 웃프지만 무시 못할 새로운 패션의 장르로 재해석되어 코로나19 펜더믹의 유산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만 같은 마스크와의 동고동락이 적잖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생각지 못하게 익숙해진 새로운 일상으로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보수적인 속성은 원치 않았던 변화라도 한번 익숙해지면 본래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때로는 불편하게 생각되기에,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라는 속담도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현대사회에서 능동적으로 변화하기를 꺼린다면, 외력에 의해서 반강제적으로 변화당할 수도 있음을 경험을 통해 익히 잘 알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쪼록, 새해에는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마음으로 지나온 역사를 교훈 삼고, 급박하게 변화하는 격동의 새 시대에 지혜롭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줄 아는, 내 삶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둥근달과 서귀포항과 새연교의 야경에 취해 고즈넉해진 새섬 둘레길을 산책하는 겨울밤이 무심하게 깊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