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일장춘몽(一場春夢) 후에 일실일득(一失一得) 하고

Chipmunk1 2022. 12. 17. 00:48

인간세상의 덧없음을 빗대어 흔적도 없는 봄밤의 꿈을 일장춘몽이라 하지만, 좋은 꿈을 꾸는 그 순간 만큼은 행복하기 그지 없다.

너무 좋은 꿈을 꾸고 있을 때는, 꿈을 꾸고 있음을 자각하면서도, 그 꿈이 깨지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부지불식간에 갖게되지만, 꿈인지 생시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비몽사몽하는 상황에서 온전히 깨어나면 아쉽고 안타깝고 공허한 느낌이 들기도한다.

지난 한주가 내게는 너무 달콤한 봄밤의 한바탕 꿈과 같았다.

지나고 나니, 알맞게 꿈에서 깨어나, 덧없고 허무하기만 했던 일장춘몽은 아니였지 싶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지난 한주 동안에 잃어버린 물욕 보다는 따스한 정을 나누며, 한바탕 꿈을 같이 꾸었던 사람 냄새나는 사람들이 아직 곁에 있음은, 허무할수 있는 일장춘몽 중에 손에 쥐고 있던 보물을 생시에 여전히 손에 쥐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느즈막한 저녁, 그저께 새로 산 방한화를 신고, 사랑하는 아들로 부터 생일선물로 받은 보드라운 귀마개와 걸으면서 스마트폰 조작하기 편리하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다는 소재의 기모가 들어있는 장갑을 장착하고, 뽀드득 뽀드득 소리나게 눈을 밟으며, 눈덮힌 마을길을 산책하노라니, 지난 한주간 동고동락 했던 소중한 사람들과 다음에는 어떤 공통분모로 가슴 뛰는 시간을 공유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혹여 일장춘몽이 되더라도, 내게 그들은 꿈속에서 손에 쥐고 있던 현실속의 소중한 보물이기에 그 또한 행복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