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17

벽련암의 어색한 가을풍경

2024. 10. 17.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은 웬만한 사찰에 비해 규모면이나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암자인 것이 의아한 암자임에 틀림이 없지 않나 싶은 아름다운 고찰급의 암자입니다.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가을이 왔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봄과 여름과 가을이 혼재된 듯 보입니다.진공당 뜰에는 채 지지 않은 철쭉이 미려하게 꽃을 달고 하늘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고,담장 아래 자주달개비 꽃밭에는 봄에 피었던 꽃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호리꽃등에 한 마리가 자주달개비꽃을 희롱하고 있으니, 봄이 오나 착각하게 합니다.뿐만 아니라, 봄의 전령사 산당화(명자꽃)가 봄이 오고 있다고 빼꼼히 고개를 들고 진공당 뜰에 서있고, 연못을 내려다보고 서있는 여름꽃 꽃무릇이 여전히 참사랑을 갈구하고 있습..

여행 이야기 2024.10.19

핑크뮬리와 맨드라미가 예쁜 고창 꽃객프로젝트

2024. 09. 30.나그네가 알고 있기로는 전북 고창에서 갈 볼만한 핑크뮬리 명소는 학원농장 주변에 있는 청농원과 선운사와 인접한 꽃객프로젝트다. 작년에 갔었던 청농원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기에, 이번에는 꽃객프로젝트를 가보기로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운사에서 불과 7km 정도 떨어진 꽃객프로젝트를 먼저 갔으면 좋았을 텐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24km 떨어진 학원농장 근처에 있는 한우청보리라는 식당에 들러 선짓국이 포함된 육회비빔밥을 먹은 후, 학원농장을 잠시 들렀다가, 학원농장에서 불과 800m 떨어진 청농원의 핑크뮬리를 뒤로하고, 25km 떨어진 꽃객프로젝트로 달려갔다.꽃객프로젝트에 들어서서 핑크뮬리 동산에 오르는 길에 꽃무릇과 핑크뮬리가 이웃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왠지..

여행 이야기 2024.10.12

내장사는 가을 앓이 중

2024. 09. 29.한 달 정도 늦게 핀 여름꽃 지각쟁이 백양꽃(내장사에서는 내장상사화라 함)들이 단풍 터널길가에 다소곳이 가을의 서늘함에 떨고 있습니다.제주상사화가 서있던 자리에는 꽃무릇이 천하를 호령합니다.천왕문 앞 연못에는 절정기를 막 넘기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꽃무릇이 천왕문을 바라보며 천상에 가기 전 마지막 삶을 불태우고 있습니다.대웅전 중건이 시작되어 조금 어수선해 보이는 경내에서 바라보는 가을하늘이 오늘도 눈이 시리도록 파랬고, 그 정갈함이 속세에서 답답해진 가슴을 뻥 뚫리게 합니다.성급한 애기단풍이 조금씩 물들어가는 내장산의 가을은 정점을 향해 달려갑니다.일주문을 지나서 단풍터널이 조금씩 붉어지면, 내장사의 대웅전도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겠지요.

여행 이야기 2024.10.07

영광 불갑산 꽃무릇

2024. 09. 25.일 년 전 영광에 다녀와서 영광군 담당공무원에게 상사화와 꽃무릇의 차이점을 충분히 설명했는데 올해도 변함없이 꽃무릇 축제가 아닌 상사화 축제. 이웃한 고창 선운사와 함평 모악산은 꽃무릇 축제 심지어는 경남의 함양 상림숲도 꽃무릇 축제이고 분당의 중앙공원도 꽃무릇 축제라 부르고 있는데 오로지 영광군만 꽃무릇을 상사화라 하는 까닭은?상사화라 쓰고 괄호 열고 석산/꽃무릇이라 표기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꽃무릇 축제 명칭을 정하는 지역 공청회에서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화 차원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타 지자체의 꽃무릇 축제가 아닌 영광군 만의 개성 있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니, 꽃무릇은 지구상에서 오롯이 영광군에서만 상사화라 불리는 이해할 수 없는...... 하기사 요즘의 일상은 이해..

여행 이야기 2024.10.04

함평 모악산 용천사

2024. 09. 25.길었던 폭염으로 가을꽃 꽃무릇 개화를 해찰하니 모악산 산허리 용천사 천년고찰 아쉬운 꽃무릇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천사 사천왕문 오른쪽 계곡에서 여전히 물봉선은 반갑게 맞아주고 계곡에 반짝이는 윤슬도 아름답다물봉선만 있었다면 쓸쓸할 계곡에 꽃무릇이 함께하니 다소곳 물봉선 그리움이 사무쳐서 기다린 가을에 극락정토 있었다면 여기가 거긴가

여행 이야기 2024.10.01

함평 꽃무릇 공원

2024. 09. 25.엊그제 왔었나 할 정도로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그래서 발전이 없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는 그러나, 자연은 변함없는 그 모습이 정말 좋은데 공동묘지가 조성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꽃무릇 공원에 가득 걸려있고, 꽃무릇 공원이 조화 공원이 되는 걸 결사반대한다는 주민들의 원성이 가득한데, 내년의 꽃무릇 공원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천지가 꽃무릇 밖에는 보이지 않는 함평의 꽃무릇 공원이 정말 좋은데,온갖 도로와 산비탈에 온통 꽃무릇 심지어는 논밭 사이에도 꽃무릇이 예쁘게 경계를 만드는 꽃무릇 천국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변함없기를......

여행 이야기 2024.09.28

함평 모악산 꽃무릇

2023. 09. 22.영광군 못지않게 함평군도 논밭과 찻길을 제외하고는 온통 꽃무릇이 제세상을 만난 듯 붉은 세상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각각의 지자체에서 서로가 전국 최대의 꽃무릇 자생 군락지라고 주장을 해도 동일한 잣대로 일일이 비교하고 확인할 수 없기에 그냥 두리뭉실하게 대한민국 꽃무릇 3대 자생 군락지로 고창(선운사), 영광(불갑산), 그리고 함평(모악산)을 손꼽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함평 모악산 꽃무릇 자생 군락이 다른 두 곳과 나그네의 눈에 조금 달리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즉, 고창 선운사 꽃무릇 자생 군락이나 영광 불갑산 꽃무릇 자생 군락은 어느 정도 인위적으로 가꾸어진 흔적이 곳곳에 보이지만, 함평 모악산 꽃무릇 자생 군락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손길만 닿은 상대적으로 조금 ..

여행 이야기 2023.10.01

영광 불갑사의 가을

2023. 09. 22."백제불교 초전가람지 불갑사" 이는 불갑사(佛甲寺) 홈페이지 중앙 부분에서 제일 크게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불갑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불갑사의 역사에 대한 서두(書頭)의 이야기를 옮겨 보자면 "불갑사(佛甲寺)는 호남(湖南)의 명찰(名刹)로 유서(由緖) 깊은 고찰(古刹)이다.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인도스님 마라난타존자(摩羅難陀尊者)가 남중국 동진(南中國 東晉)을 거쳐 백제 침류왕 1년에 영광땅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에 최초로 사찰을 창건하였는데, 이 절이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불교신자도 불교학자도 아니기에, 단지 "불갑사는 백제불교(百濟佛敎) 초전가람지(初傳伽藍地)"라..

여행 이야기 2023.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