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還甲을 맞은 새벽 나의 斷想

Chipmunk1 2021. 12. 22. 01:27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서 60갑자(甲子)가 되므로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음을 뜻하는 61세가 되는 생일을 환갑 혹은 회갑이라고 불린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도 그리 불렸고, 그 중간에 바뀐적이 없으니, 음력 11월 19일인 오늘을 나의 환갑날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그날이 지금 닥치고나니 모든게 어색하고, 생각했던것 보다 너무 빨리 찾아온듯 싶어 내심 당황스럽다.

내 아버지 환갑잔치상을 마련했을 때와 내 어머니 환갑잔치를 치루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세상에서 환갑을 맞았다. 이제는 어차피 아버지 어머니 때와 같은 잔치 풍속이 사라진지 오래되었으니, 특별나게 잔치는 없었겠지만, 코로나19가 4명 이상 모이는걸 허락하지 않으니, 핑계김에 차라리 잘됐지 싶기 조차하다.

그제 저녁무렵, 오랜만에 톡을 보내온 작은누이.
내 은행계좌번호를 보내달라고 꼭 보내야 한다고 했다.
아무말않고, 고맙다고 조금만 보내주세요라고 답했다.
모일수도 없으니 식구들하고 밥이나 한끼 사 먹으라고 한마디 덧붙여 왔다.

환갑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조금은 실감이 났다.

나만 알고 그냥 지나가나 했더니, 평소에 연락도 자주없던 작은누이가 알고있었다.

나도 이제 어쩔수없이 60 고개를 넘는구나.

엄동설한에 죽을 힘을 다해 나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주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미역국 한그릇 마음 속으로 올린다.

그런데, 언제나 나의 생일이 돌아오면, 엿세 후에 돌아올 어머니의 생신이 더 기다려졌었는데, 언제부턴가 의미없는 기다림으로 남아버렸다.
어느새 환갑을 맞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다 하시던 아들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시던 나의 어머니가 습관처럼 그립고 많이 보고싶다.

오늘 하루 만큼은 온전히 나의 어머니와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