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9. 11.
조금은 스산한 이른 아침, 습기를 잔뜩 머금은 안동호수 위 월영교를 가로질러 민속 박물관 앞을 지나 다시 다리를 건너 수변의 나무데크길을 지나 정감있는 낙강(洛江) 물길 공원으로 향했다.
민속박물관 가기 전 작은 연못에는 아직 붉은 수련이 수줍게 아침을 기다리고 있었다.
36시간을 개화하는 은근과 끈기의 안동무궁화가 7월 부터 3개월째 안동민속박물관옆 무궁화 동산을 안동무궁화 동산으로 점점 세를 넓혀가고 있었다.
안동민속박물관을 지나 인도용으로 이용중인 옛 다리를 건너 안동댐 아래 낙강 물길 공원으로 가는 길은 인적도 드문 한적한 나무데크길로 연결되어 있고, 안동댐위의 하늘은 금새 해가 튀어 나올듯 벌겋게 달궈지고 있었다.
가을이 유독 매력적인 낙강 물길 공원의 침엽수들이 점점 가을 맞을 채비에 바쁘고, 아기단풍 나무가 어느새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는, 아직은 미흡한 낙강 물길 공원이 환상적인 깊은 가을로 변신하게 될 기분좋은 상상을 도와주는 초가을 아침이었다.
낙강 물길 공원과 월영교 나무데크길에는 계절이 뒤섞인듯한 꽃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초가을이 싱그럽기만한 조금은 흐릿한 가을 아침은 걸어줄만 했다.
낙강 물길 공원에서 월영교로 회귀하는 길이 마치 처음 걷는 길처럼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길이라는 선에 시간을 더해, 같은 장소 다른 시간에 대한 공간의 이질감을 경험하는 색다른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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