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철 뿐만아니라,
가을의 한가운데서
목백일홍이 서서히
누런 잎파리와 더불어
온갖 비바람과
가을 태풍을 건뎌내고
시나브로 그 화려했던 모습을접고있다.
배롱나무라고도 부르기도하고
간지럼나무라고 부르기도하는
목백일홍에는
귀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귀신이 살고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집 울타리 안에는
심는걸 금기시 해왔고,
주로 산이나 들에 많이 심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묘소 주변이나
사찰 마당에서 많이 볼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은 여름만 되면
집 안팎이며
거리며
관공서나
사찰 마당에
온통 정염에 불타는
목백일홍의 화려함이
보는이를 매료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 화려하기만 하던
목백일홍도
가을 앞에서는
무기력하기만 하다.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느니라"라고 노래 했던가?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다만, 인간의 탐욕이
영원을
영생을
환생을
오랜 세월을 두고 추구해 왔을 뿐이다.
인간은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빠르게 진화해 왔고,
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한발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노라니,
어찌 그 세월을 살아 왔는지,
살아냈는지 내 자신이 대견할 뿐이다.
불나방들은
자신이 타 죽는줄 모르고
여름철 유등 속으로
쉼없이 뛰어들고 또 뛰어든다.
어찌 불나방들만 그러하랴?
끝없는 욕망과
지나친 탐욕으로
오늘도 유등 속으로 뛰어드는
수많은 인간 불나방들이
반복되는 영욕의 역사 속으로
스스로를 아낌없이 태워버린다.
이제 긴 여름을 화려하게 보내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창 너머 백일홍과의 이별을 목전에 두고
내년에 다시 돌아올 백일홍을
반갑게 맞이하기 위하여
오늘은 기꺼이 가을 속으로 그를 보낸다.
영원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내려 놓고
떠날때는 백일홍 처럼
미련없이 떠나야
영원히 다시 살수 있는것이 아닌가싶다.
다 내려 놓고
물 흐르듯이 사는 것이
영생을 얻고
영원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니,
깊어만 가는 이 가을 아침이
한층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지금 살아서 숨쉬고 있음이
더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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