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이 지난지 불과 이십여일 지났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해의 길이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새벽녘 짧은 잠결속 악몽에 시달리다
벌떡 일어나 대충 채비하고 집을 나섰다.
아직 사방은 깜깜했고,
인적은 그만두고
자동차 불빛도 드물게 마주하며,
딱히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왼쪽으로 왼쪽으로 달리다가
시청을 지나 부안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무심코 이정표를 보다가 뭔가에 끌려서
오른쪽으로 따라 내려가니 새만금이 나타났다.
나의 잘생긴 애마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느새 바다를 가로지르는 새만금방조제
부안서 군산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어스름 오른편에서는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가까운 공원주자장에 주차를 하고,
새벽조업 준비에 바쁜 어선들을 내려다보면서
새만금에서의 해돋이를 맞았다.
새만금에서 맑은 하늘과 해돋이를 보는것이
쉽지않음을 익히 잘 알고 있던터라,
마치 로또에 당첨된 사람마냥 혼자 신이났다.
밤새 우울했던 마음이
떠오르는 해와 같이
단번에 밝아짐을 느꼈다.
내 자신이 참 간사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갑자기 노곤해지는 육신을
나의 애마에게 맞기고,
태양의 정기를 온몸으로 한껏 받으니
눈꺼플이 힘없이 살포시 내려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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