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겸손(謙遜)

Chipmunk1 2018. 6. 4. 20:00


 

실로 오랜만에 정평천변을 걸었다.

카메라를 들이 대니, 왜가리가 놀라서 날아간다.


 

비 온지가 오래된 듯 계곡물이 졸졸졸 작은 고랑을 타고 탄천으로 내려간다.


 

큰금계국이 천변 언덕을 노랗게 수 놓았고, 사이사이에 접시꽃과 인디언국화와 패랭이꽃이 조화롭게 발걸음을 붙잡았다.


 

얼마 걷지도 못해 짧은 양말 때문에 뒷굼치 위에 상처가 나서 더이상 걷는걸 멈추고 버스를 타고 돌아와야했다.

비록 가벼운 여름 트레킹화 일지라도, 목이 긴 양말을 신었어야 했는데, 내 자신이 너무 겸손하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글의 왕자 사자도 토끼를 사냥할때는 최선을 다한다 했는데, 명색이 트레킹화에 덥다고 목없는 양말을 신은 오만함으로 인해 당분간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할거 같다.

 

늘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야겠다는 반성을 또 하게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늘 잊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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