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환이와 여행 첫째 날

Chipmunk1 2017. 7. 13. 23:30

    혼자 여행을 할 때는 덤덤 했었는데, 하루전 갑자기 여행에 합류하겠다는 환이와 2박3일 떠날 설레임에 어제밤 늦게 까지 짐을 챙겨 피곤하기도 할텐데, 3시에 눈이 떠져 또 짐을 챙겨보고 확인된 짐은 서너차례 차에 갖다 싣고, 아침 7시 조금 지나서 하조대로 출발했다.

    출근시간이라 엄청 길이 막히는데 하필 그 시간에 떠나야 했는지? ㅎㅎ 그래도 길이 막혀도 아들과 떠나는 여행이기에 마냥 즐겁기만 했다.

    마음 먹기로는 새로 개통된 양양고속도로가 끝나는 종점에서 가장 접근하기 용이한 하조대해변에서 부터 주마간산으로 역해파랑길을 42코스에서 23코스 까지 물경 20코스를 가능한 만큼이라도 구경할 요량이었는데, 실시간으로 안내한다는 블★링★ 아가씨는 거두절미 제2영동 고속도로를 지나 강릉을 지나 주문진에서 하조대로 가라 하신다.

    평소보다 일찍 6시에 일어나 손수 라면을 끓여 드시고, 준비를 하시더니만 어느새 코까지 고시는 환이를 깨워서 하조대 해수욕장이 있는 해변을 지나 하조대 전망대에 올랐다. 

    하조대(河趙台)는 하씨집안의 총각과 조씨집안의 처녀 사이의 사랑에 얽힌 이야기에서 하조대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며, 고려 말에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숨어산 곳이어서 명칭이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갑자기 관광객들과 자동차가 뒤엉켜, 엉겹결에 하조대를 빠져나와 양양팔경중 제6경이라 불리는 죽도정과 죽도정 전망대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 다리가 후달린다는 환이를 달래서 주문진 항 근처의 식당에서 생대구탕을 맛있게 먹었다. 평소 답지않게 소식하던 환이가 공기밥 두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오늘 주문진 기온이 36도라는 식당 사장님 말씀을 듣자니, 이 무더위에 새벽에 라면 한그릇 먹고 200미터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환이가 땀에 흠뻑 젖어 다리가 후달린다던 말이 생각나 혼자 소리없이 미안한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체없이 다음 코스로 시원하게 애마를 몰고 또 달렸다.
    동해안 최대의 활어시장인 주문진 어시장과 함께 주문진등대, 소돌항의 아들바위공원, 백사장의 아름다운 주문진해변과 꽤 많이 찾아온 해수욕객들이 더위도 아랑곳 않고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나, 아들바위공원의 기암괴석들은 물고기 형태도 있었고, 각종 사물들을 형상화 하고 있는 모습들이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 주었다.
    사천진항과 사천해수욕장은 아직 인파가 많지는 않았지만, 순결해 보이는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었다.
    강릉항과 인접한 안목해수욕장은 사천과는 달리 자동차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지칠대로 지친 환이를 위해 커피와 견과류가 들어간 빙수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 처음으로 강릉의 내륙지역에 자리한 강릉지역, 특히 학산의 김매기 소리를 전수해서 보존하고 있다는 오독떼기전수회관을 찾았다.  

    바다만 온 종일 보다가 실증 날 때쯤 내륙을 지나게 하는 해파랑길의 다양한 기획력에 찬사를 보내고싶다.
    오독떼기전수회관에서 잠시 있다가 다시 해안으로 왔다. 안인해변에서는 멀리 정동진이 손짓하고 있었고, 젓갈류를 염장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유독 짠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정동진으로 향하는 마음이 또 다른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환이 아기때 한밤중에 출발해 해돚이 본다고, 담요에 말아 안고 새벽 찬바람에 일출을 기다리다 끝내 기상이 안좋아 불발에 그쳤던 기억들, 환이도 담요에 싸여 떨던 기억이 난다해서 같이 웃었다. 그랬던 아기가 28일 신검을 받는다.

    마침 정차 대기중이던 기차가 정동진역을 급히 빠져 나가는 뒷태를 보면서 부랴부랴 정동진의 명물이 되어 버린 썬크루즈리조트로 향했다.



    매번 같은 생각이지만, 이제는 정동진의 풍광을 국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와대길도 개방한 마당에.........리조트 측에서 사방 팔방을 여러겹 막고 또 막아놔서 입장료 오천원을 내지 않고는 정동진 해안의 절경을 조금도 볼 수가 없다. 오죽했으면, 철지나서 만개된 철쭉도 가시철망으로 보였을까?????
    정동진에서의 지체시간이 길어져서 오늘의 기착지인 동해의 옥계시장 가는 길은 어둑어둑했다. 언제나 우거진 송림이 끝도없이 펼쳐진 망상해수욕장도 눈으로만 지나고, 한라시멘트 공장의 거대한 컨베어시스템도 빠르게 지나쳤다.  

    환이의 선택으로 점주들만 골탕 먹고 있어 안쓰러운 ★★터피자에서 저녁을 먹고 찜질방에서 첫날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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