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1.

사려니숲길 남조로입구 보다 익숙했던 사려니숲길 붉은오름입구라고 쓰여있던 이정표가 지난 3월부터 보이지 않더니, 그 자리에는 붉은오름입구 대신 남조로입구가 자리했건만, 사려니숲길 남조로입구라는 이정표가 여전히 낯설기만 합니다.

비가 내릴 듯 우중충 하던 아침과는 달리 파란 하늘이 삼나무 숲길 사이로 보이고, 보기에는 붉은색 찰흙 같아 보이지만, 비가 내려도 언제나 뽀송뽀송한 화산재와 화산송이 중간쯤 크기의 입자가 붉은 양탄자처럼 깔려있는 사려니숲길 남조로입구는 반대편 비자림입구 보다 풍광이 월등하기에, 초기에 몇 번은 왕복 20여 km의 사려니숲길을 비자림입구 혹은 남조로입구(붉은오름입구)에서 시작해서 원점으로 회귀하였지만, 요즈음은 남조로입구에서 5.5km 떨어진 물찻오름입구까지 왕복으로 걷는 것이 사려니숲길 산책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도 약간의 경사가 있기에 왕복 3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남조로입구(붉은오름입구)에서 시작하는 사려니숲길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제주의 숨은 비경 31 곳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v)이기도 하지요.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는 남조로입구에서 시작되는 산수국길과 거대한 산딸나무가 하얀 포엽을 활짝 열고 있고, 상아색 누리장나무꽃과 때죽나무 하얀 꽃이 숲 속 길을 하얗게 뒤덮고, 향 짙은 인동덩굴꽃이 조화롭게 사려니숲길을 수놓습니다.
돌아오는 가을, 단풍이 물들 때쯤, 빨간 꽃받침 위에 에메랄드빛 보석을 얹고 있을 누리장나무가 아름답게 자리할 가을의 사려니숲길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제주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1100 고지 람사르습지 (16) | 2025.06.26 |
---|---|
한라산 윗세오름 산철쭉 (14) | 2025.06.25 |
들꽃도 아름다운 영실탐방로 (16) | 2025.06.24 |
여름밤을 설레게 한 서귀포 새연교의 레이저음악분수 (14) | 2025.06.23 |
우도수국꽃길 가는 길 (12) | 2025.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