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11.

구상나무 군락지가 끝나고, 병풍바위 위로 펑퍼짐한 윗세오름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웃세족은오름 전망대 아래 선작지왓(작은 돌이 서있는 밭) 산철쭉 군락이 막 천상의 화원에 도착한 나그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풍광을 선물합니다.
겨우 산철쭉 몇 송이에 만족해야 했던 일 년 전의 기억을 되새기며, 웃세족은오름 전망대를 향해 뛸 듯이 날아갈 듯이 다가갑니다.

가파른 웃세족은오름 전망대를 오르다 잠시 가뿐 숨을 고르면서 지나왔던 영실탐방로 방향으로 선작지왓의 산철쭉을 담아봅니다.

웃세족은오름 전망대에 오르자마자 남쪽 방향 선작지왓 산철쭉 군락을 지나 병풍바위 아래 서귀포 법환해안과 강정포구 앞의 범섬이 정겹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동쪽 방향 선작지왓 산철쭉 군락 위에 봉긋 솟은 백록담이 아직은 태양이 구름에 갇혀있어 햇볕의 간섭 없이 선명하게 시야를 사로잡습니다.

백록담 북벽아래 1600 고지 어리목 탐방로에서 만나는 민세동산이 어렴풋이 시야에 들어오지만, 흐릿하게나마 붉은 산철쭉 군락이 감지되기는 하지만, 만세동산 전망대는 다음 기회에 가기로 하고 멀리서 눈인사만 나눕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 사이로 태양이 쭈빗쭈빗 나오기 시작하고, 몸은 웃세족은오름 전망대에 있지만, 태양이 온전히 나타나기 전에 남벽으로 가야겠다는 조급한 마음에 잰걸음으로 남벽으로 향합니다.

윗세오름 휴게소 입구에 있는 윗세오름의 상징과도 같은 죽은 구상나무를 지나 본격적으로 남벽을 향합니다.

윗세오름 휴게소를 지나 백록담 북벽 해발 1700 미터 표지석을 지나, 지난겨울 눈이 허리까지 쌓여, 남벽 가기를 포기해야 만 했던 그 길을 감개무량하게 걸어갑니다.

남벽 가는 길 가파른 계곡 데크길을 오르면서 눈앞에 펼쳐진 남벽 위에 구름은 북쪽으로 흐르고, 동남쪽의 파란 하늘이 상큼하게 다가오고, 데크길 양쪽의 산철쭉 군락이 한라산 윗세오름에 붉은 융단을 깔아놓습니다.

데크길 너머 백록담 남벽 왼쪽 끄트머리에서 태양이 옅은 구름을 뚫고 본격적으로 빛을 내리며 산철쭉 군락을 한층 선명하게 물들입니다.

마침내 도착한 남벽 아래의 산철쭉 군락이 아침햇살과 더불어 한라산에 온갖 다양한 붉은 융단을 촘촘하게 깔아놨습니다.

남벽 건너편 나지막한 산철쭉 군락 앞에 서서 서귀포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산철쭉을 가슴속에 한껏 담아놓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한라산 윗세오름 산철쭉과의 황홀했던 만남을 시나브로 가슴속에 갈무리합니다.
'제주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려니숲길 남조로입구에서 물찻오름입구까지 산책하기 (4) | 2025.06.27 |
---|---|
제주 1100 고지 람사르습지 (16) | 2025.06.26 |
들꽃도 아름다운 영실탐방로 (16) | 2025.06.24 |
여름밤을 설레게 한 서귀포 새연교의 레이저음악분수 (14) | 2025.06.23 |
우도수국꽃길 가는 길 (12) | 2025.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