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1. 18.
제주도 최서단에 위치한 기상관측대가 있는 고산의 수월봉에서 그림 같은 차귀도 오른쪽 풍차마을이 시작되는 용수포구 끄트머리에 보이는 신창해안에서 해넘이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 땅의 어디에 선가는 마지막 순간 까지도 당당하지 못한 채로 시커먼 먹구름에 가려 빛을 잃어가는 해 아닌 해가 있습니다.
신창해안을 왼쪽으로 치우쳐서 바다 아래로 넘어가는 저 해는 어디에 선가는 바다 위로 영롱하게 솟아나고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명을 다해 폐기절차만 남은, 다시는 떠오를 수없어 이제는 쓸모없는 시커먼 돌덩이가 되어 세인의 조롱과 질타를 받아야 하는, 한 때는 이 땅의 태양과도 같았고, 누군가는 한 줌도 안 되는 허망한 권력을 해바라기 하며 하늘이 내렸다고 찬양가를 불러대던 작은 별들도 별똥별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해돋이와 해넘이 위치가 계절에 따라 달라지듯이, 세상은 불의와 정의가 끊임없이 힘겨루기를 하다가 끝내는 정의가 승리해서 균형을 맞추는 해돋이와 해넘이와 비슷하게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 위에서는 영롱한 해돋이와 장엄한 해넘이가 무도한 검은 세력과도 같은 먹구름의 방해 없이 정상괘도에서 무한 반복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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