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6.
동장군을 부르는 차가운 비가 밤새 내리다 그치고, 한 시간여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백학봉 아래 백양사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백양사는 시나브로 만추(晩秋)와 겨울 사이에 놓여있습니다.
쌍계루 위아래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일 듯 말 듯, 짧았지만 화려했던 가을이 시나브로 떠나가고 있습니다.
쌍계루를 지나 약수천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아직도 가을의 감성이 묻어있지만, 시나브로 가을의 소슬바람이 겨울의 삭풍에 밀려나듯이, 단풍 든 나뭇잎이 비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길 위에 떨어져 쌓입니다.
잠시 파란 하늘이 반짝 나타난 약수천 일광정 앞 작은 호수에는 노란 은행잎도 사라지고, 빨간 애기단풍도 검붉은 색으로 변색된 채로 백학봉과 구름 낀 파란 하늘과 함께 호수 속으로 풍덩......, 가을은 이렇게 잰걸음으로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 (72) | 2024.12.05 |
---|---|
만추의 내장산 서래봉 아래 벽련암에는 봄이 함께있었다 (72) | 2024.12.04 |
김제 모악산 마실길의 단풍 (84) | 2024.12.01 |
내장사의 만추와 서향(瑞香) (62) | 2024.11.30 |
월영교의 가을 아침 (56) | 202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