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가봐야지 했던 곳
차라리 마음속에 담을걸
공연히 왔단 생각이 듭니다.
흙담장의 작은 푯말과
포도송이 모양의 안내판이 없었다면
찾기조차 쉽지 않은 동네 골목에
옮겨놓은 생가는 초라하기 짝이 없고
차라리 안동댐 건설로 수몰됐다고
한 줄 적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되어
대구형무소에서 수감되었던 시절의
수인번호가 264.
거듭된 옥고로 해방 1년을 앞두고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원록 시인을 팔십 년이 지난 오늘날
이렇게 초라하게 기억해야 하는 건지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그의 생가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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