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청명한 공기를 마시면서 탄천으로 나왔다.
탄천 서쪽 산책길을 따라 죽전교를 지나고 오리교를
지나서, 인도교 붕괴사고로 통행이 금지된 정자교 앞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무심코 동편 산책길을 따라 멋진 아치모형의 신기교 아래를 지나자, 눈을 의심할 만큼 한껏 만개한 튤립이 금곡교 앞까지 장관을 이뤘다.
기대하지 못했던 엄청난 풍경 앞에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못한 채, 신기교에서 금곡교를 여러 차례 튤립들과 거리를 두고 왔다 갔다를 반복하면서, 원거리에서 튤립과의 눈 맞춤을 이어가다가, 가까이 다가서며 본격적으로 튤립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대장인듯한 튤립이 멋진 파티복을 차려입고, 준비 없이 찾아온 손님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튤립들이 따가운 봄 햇살 아래 눈부시게 탄천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신기교에서 금곡교까지 이어지는 탄천의 튤립정원은 여타의 튤립축제장과 견줘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게 잘 가꾸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별도의 관리인 없이도 질서 있게 관람하는 방문객들의 수준 높은 관람 태도에서도 꽃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읽히기에 충분했다.
또한, 적당히 어울리게 서있는 노란 튤립과 빨간 튤립 만으로도 탄천의 봄을 한 차원 높은 봄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란색과 빨간색이 적당히 섞여있는 환상적인 튤립은 미의 극치를 더해주기에 전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파랗고 상큼한 봄하늘 아래 갈지자로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미라벨 궁전의 미라벨 정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아직 꽃이 덜 개화되었다 하기도 하고, 지난주 내내 일기도 불순했기에 미뤄놓은 태안의 튤립축제장 관람이 몹시 맘에 걸렸었는데, 탄천의 튤립들이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잘 다독여서 행복의 나라로 인도해 주었다.
Relive에서 Morning Apr 19th 를 체크하세요! - Relive에서 Morning Apr 19th 를 체크하세요! https://www.relive.cc/view/vevYJdZX4yO
'꽃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 닮은꼴인 아그배나무꽃과 꽃사과나무꽃의 차이점에 대한 나의 단상(斷想) (14) | 2023.04.23 |
---|---|
산딸기꽃이 있는 봄 (10) | 2023.04.21 |
💐수선화의 간절한 소망💐 (8) | 2023.04.18 |
우리나라가 원산지라는 매자나무에도 꽃이 피었네요 (6) | 2023.04.17 |
🌺봄비 속에 활짝 핀 만첩홍도화(萬疊紅桃花)를 무심코 바라보는 나의 단상🌺 (8) | 2023.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