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복사꽃도 예쁘건만
인간의 지나친 욕망이
겹복사꽃을 만들어 놓고,
만 겹의 분홍색 복사꽃이라
얼토당토않게 터무니없이
만첩홍도화라 이름 붙여놓았습니다.
복사꽃 본연의 수줍고 청순한
봄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천상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간의 지나친 욕망이 만들고
만첩홍도화라 이름 붙여놓은
겹복사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얼마 전 협재해변에서 보았던
자연 그대로의 복사꽃이 그립습니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인간들이
과학문명의 이기에 길들여져
도시로 도시로 모여들건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자연으로의 회귀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의 참질서를 지키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은 지구촌의 자연이
인간의 탐욕을 만족시키는
욕망의 실험실에서 벗어나,
260여 년 전 선지자 루소가
일찌감치 에밀에서 주장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란 뜻을
곱씹어 보게 한 만첩홍도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점점 흐릿해져 가고
절망은 점점 또렷해져 가는
수직 낭떠러지를 눈앞에 둔
현실 앞에서 만첩홍도화가
작은 위로와 기쁨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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