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23.
봄비 내리는 흐릿한 새벽
여명은 온 데 간데없고
제주의 푸른 새벽 저편엔
문섬이 또렷하게 나타나고
서귀포항에는 밤새 조업한
고기잡이 어선들이 통통통
멀리서 불빛을 밝혀대고
고단한 어부들은 아침을 맞는다.
동쪽으로 보이는 보목포구 앞
섶섬에 걸린 신비한 비구름이
여명을 대신해 새벽을 깨우고
소천지의 아침이 시작되면서
제주여행 마지막 날이 밝는다.
소천지 맑은 물에 어렴풋이
데칼코마니가 만들어지고,
겹겹이 복잡해진 구름아래
왼쪽 반이 잘려나간 문섬과
서귀포항의 어선들을 넘어
법환포구 앞 범섬이 정겹다.
한라산을 넘어오려던 태양은
검은 비구름에 갇혀 빛을 잃고
에메랄드빛 소천지 바다 위에
빗방울이 작은 파문을 일으켜
조용히 소천지 새벽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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