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여주 영릉(英陵)과 영릉(寧陵)의 봄

Chipmunk1 2023. 4. 11. 00:00

2023. 03. 28.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주로 수도권 인근에 자리한 조선시대 왕릉 입구에는 세계유산 표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공식명칭은 "여주 영릉과 영릉"이지만, 영릉 혹은 영녕릉으로 불리기도 하는 여주시 세종대왕면에 조성된 조선왕조의 세종대왕(4대)과 소헌왕후가 함께 잠들어 계신 영릉(英陵)과 효종대왕(17대) 릉과 인선왕후의 무덤이 위아래로 있는 영릉(寧陵)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영릉(英陵)과 영릉(寧陵)은 약 700미터의 거리를 두고 조성되어 있습니다.

왕릉으로 진입할 수 있는 진입로가 각각 따로 있기는 하지만, 한 곳을 선택해서 입장하면, 두 왕릉을 서로 왕래할 수 있기에 자연과 벗하여 걷기 좋은 명소이기도 합니다.

물론, 세종대왕릉 입구에는 너른 주차장과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이 무료 개방되어, 마치 그곳이 영녕릉의 정문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박해 보이는 효종대왕릉 입구도 영녕릉의 후문이 아닌, 영릉(寧陵)의 정문이지요.

영릉(英陵)으로 입장을 해서, 오슬길을 조금 걷다 보면, 세종대왕의 동상이 나타나고, 그 주변에는 세종대왕이 업적으로 남긴 문화유산들이 즐비하게 야외전시되어 있습니다.

세종대왕의 동상이 있는 야외전시장이 끝나갈 즈음, 최근 새로이 단장한 재실(제사에 쓰이는 물품을 보관하고 묘지관리인이 거주하는 곳)이 있습니다.

재실 뒤뜰에는 막 꽃이 피기 시작한 앵두나무가 서너 그루 서있는데, 세종대왕은 손수 앵두나무를 심고 돌보실 정도로 앵두를 즐기셨다고 전해옵니다.

세종대왕릉 영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을 지나 참도를 지나면, 세종대왕께 제사를 올리는 정자각이 자리하고 있고, 정자각 왼쪽으로 돌아 금강송이 우거진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영릉(英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정면으로는 볼 수가 없어서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영릉(英陵)을 내려와 정자각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영릉(寧陵)으로 가는 왕의 숲길이 나타납니다.
자연이 숨 쉬는 흙길 그대로 아기자기한 숲길에는 목련과 진달래가 봄길을 걸으시는 세종대왕을 향해 예를 표하고 있는 듯합니다.

왕의 숲길이 끝나고, 왼쪽으로 영릉(寧陵) 홍살문을 지나면, 역시나 참도 끝에 정자각이 자리하고 있는데, 세종대왕과 소헌왕후를 합장으로 모셔놓은 영릉(英陵)과는 달리 위쪽에는 효종대왕릉이 아래쪽에는 인선왕후의 무덤이   조선후기의 왕릉 양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릉(寧陵)의 재실은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등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귀한 유산임은 물론이고, 재실 마당에는 거목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고, 더욱이 수령이 300년은 충분히 넘은 듯싶은 회양목(淮陽木)이 특이하게도 커다랗게 자라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오래된 거목들이 잘 가꾸어진 재실 앞 뜰을 지나 매화가 흐드러진 영릉(寧陵) 밖으로 나오니, 밭 울타리 앞에 꽃잔디가 한 무리 활짝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영릉(寧陵) 주차장에서 나무데크길을 따라 십여분 오른쪽 윗길로 걸어가노라면, 영릉(英陵) 정문이 나타납니다.

오래간만에 찾은 영녕릉(英寧陵)에도 이렇게 봄이 완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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